- 이군, 피란민 수용할 텐트 준비
- 이란, 요르단 서안 무기 보급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운명이 안갯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어렵게 재개된 휴전 협상이 쉽게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연일 예고하고 있다.
먼저 휴전 협상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입장 차이가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과 인질 석방에 관한 미국의 새 제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타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계속된 협상에서 새 중재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안의 골자는 6주간 휴전, 가자 지구로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 40명(전체 100여 명 추정)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900명 교환, 가자 남부 피란민의 북부 복귀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태도를 볼 때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의 요구에 부합하지 않지만 우리는 계속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전 협상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향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강력하게 만류하는 라파 지상전에 대한 의지를 밝혀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에서 98사단이 철수한 것은 라파 공격을 포함한 추가 작전 준비를 위한 것이라고 밝혀 우려를 낳게 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칸유니스에서 98사단을 철수하고 가자 지구 남부에는 1개 여단 병력만을 남겨뒀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의 전술 수정, 이란과의 전쟁 대비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는데, 이스라엘은 라파 공격을 위한 포석이라고 못을 박았다.
여기에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은 AFP통신에 “국방부가 가자 지구용 (텐트) 입찰 제안을 했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이 조달하려는 텐트는 12인용 4만 동으로 모두 48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양이다. 텐트 대량 구매는 라파 공세에 앞서 대피시킬 피란민의 수용을 위한 준비로 보인다는 게 현지 언론의 해석이다.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전을 준비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지만 미국 정부는 당장 공격이 임박하지 않았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양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여러 고위 당국자는 개인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라파 관련 발표에 대해 허세를 부리는 것으로 간주했다. 일부 외신도 ‘라파를 공격할 날을 잡았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협상을 촉진하려는 압박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다음 주 이스라엘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라파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 지구 전쟁 대처 방식에 대한 질문에 “그가 하는 일은 실수라고 생각한다”며 “이스라엘에 휴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휴전을 요구해야 한다는 발언은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에 동의해야 할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는 종전 입장에서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란이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 몰래 무기를 보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가자 지구 이후 요르단강 서안이 또 다른 무력 충돌 지역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