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파연합 국정 운영권 요구 압박
- 동거정부 땐 개혁동력 약화 전망
조기 총선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던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의도했던 것처럼 극우 정당의 의회 1당 장악을 막아내면서 범여권이 2위를 차지해 의회 소수당으로 전락하는 상황을 모면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참패한 뒤 의회 해산·조기 총선이라는 ‘위험한 도박’을 감행했다. 민심을 확인한 마크롱 대통령은 정부에 대한 재신임을 물어 자신의 정치적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판단으로 극약처방을 내렸다. 당내에선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총선을 치르는 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라는 반응들이 나왔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1차 투표 결과가 나왔을 때만 해도 팽배했다. 하지만 2차 투표를 앞두고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과 범여권 사이에 반극우 전선을 형성하며 조금씩 달라졌고 실제 투표함을 열어보니 누구도 예상 못 한 결과가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들은 “오늘 결과는 의회 해산이 필요했다는 걸 입증했다”, “중도 세력이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중도 세력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평가하며 대통령의 선택이 옳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승부수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는 배경에는 범여권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할 의회 권력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2027년까지인 임기를 지키겠다고 밝혔으나 의회 권력이 야당에 넘어가면 주도권을 쥐고 나라를 운영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좌파 연합에선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부 운영권을 달라고 압박하고 있다. 좌파에서 총리를 임명해야 할 경우 프랑스에선 역대 4번째 동거 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동거 정부에선 정당이 다른 대통령과 총리가 서로 견제하는 만큼 대통령의 운신 폭이 좁아지고 정책 추진이 더딜 수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정책 상당수는 철회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좌파의 제동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3년이지만 권력 누수 현상인 레임덕이 일찌감치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내가 대표했던 정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내일 아침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35세 아탈 총리는 6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