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르단 등 보복자제 요청도 거부
- 바이든 국가안보회의 소집 논의
- 러 前국방장관, 이란 대통령 만나
- 푸틴 확전자제 메시지 전달 무게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 우려 속에 중동 지역의 운명을 가를 일주일이 시작됐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사망한 뒤 양국의 강 대 강 대치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이번 사태가 중동 지역의 더 큰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확전을 막는 데 외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중동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란과 친이란 대리 세력이 이스라엘과 역내 미군에 가하는 위협에 초점을 맞춘 브리핑을 받았다. 전날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에게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의 공격이 24∼48시간 이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알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국들은 이란에 보복 자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도 아랍국들을 통해 보복 자제의 대가로 서방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제의했으나 역시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유화적인 만류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압박도 가하고 있다. 이란의 보복을 억제하거나 방어할 목적으로 중동에 1개 대대 규모의 전투기를 추가 파견하고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강습단을 출격시켰다.
하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강력한 보복을 예고한 이란의 변화가 읽히지 않는다. 이란은 전 세계 이슬람권 국가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를 요청해 7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OIC에는 이슬람권 57개국이 속해 있다. 안건은 이란의 주권을 침해한 이스라엘에 대한 규탄이다. 이번 회의에서 이란 보복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협의가 이뤄질지, 자제를 촉구하는 공감대가 형성될지 불투명하다.
세계 눈길이 이란으로 향한 가운데 러시아 직전 국방장관인 세르게이 쇼이구 안보서기가 이란을 급거 방문했다. 쇼이구 서기가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을 차례로 만났다. 일촉즉발의 시기에 러시아 국방·안보 분야 고위 인사가 이란을 방문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중 쇼이구 서기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메시지를 갖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이란, 이스라엘과 모두 소통이 가능한 푸틴 대통령이 확전을 자제하고 가자지구 전쟁을 최우선으로 해결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건넸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란이 전 세계의 만류를 뿌리치고 보복 공격에 나선다면 이스라엘이 막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는 미리 공습 계획을 알려 준비할 시간을 줬기 때문에 ‘약속 대련’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고,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 ‘저항의 축’으로 연대한 세력이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 이스라엘이 쉽게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