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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헤즈볼라 32년 이끈 수장 제거…지상전 준비도 강행

이스라엘군, 나스랄라 등 지휘부 공습…벙커버스터 폭탄 등 80개 이상 투하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24-09-29 19:45:01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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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바논 국경에 탱크 집결… 전운 고조
- 이란 최고지도자 “헤즈볼라 전면 지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64)를 ‘제거’했다. 이른바 ‘저항의 축’ 세력 맹주인 이란 최고지도자가 강력히 규탄하고 이스라엘은 공격 의지를 꺾지 않아 중동지역 전운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레바논과 인접한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 탱크들이 집결해 지상전을 준비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전날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공습해 나스랄라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나스랄라에 대해 “수많은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을 살해하고 수천 건의 테러를 계획하고 실행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F-15I 편대가 나스랄라 등이 머무르던 다히예의 주거용 건물을 벙커버스터 폭탄 등으로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수개월 전부터 나스랄라의 행방을 포착했으며 이번 기회를 살리고자 폭탄 80개 이상을 썼다. 나스랄라는 1992년부터 32년간 헤즈볼라를 이끌어 왔다.

헤즈볼라는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순교자 동지들과 함께하게 됐다”며 사망 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고 레바논과 레바논인들을 지키기 위해 적과의 성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지난 7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에 이어 나스랄라도 ‘제거’하면서 이란을 중심으로 한 무장 동맹인 ‘저항의 축’의 양대 수뇌부가 사실상 궤멸했다. 또 이스라엘의 공습 후 지금까지 레바논의 누적 사망자는 모두 103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6352명이다.

레바논 시돈에서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망한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을 들고 이스라엘 규탄 시위를 벌이는 모습. AP 연합뉴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나스랄라의 피는 복수 없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5일간의 공개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그는 “이 지역의 운명은 헤즈볼라가 이끄는 저항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역내 모든 저항군은 나란히 서서 헤즈볼라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게 “누구든 우리를 때리면 우리는 그들을 때릴 것”이라며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긴 팔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스라엘은 나스랄라 제거 후에도 레바논 북부에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채 지상전 태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 국경에 탱크를 비롯한 병력이 속속 집결하며 본격적인 지상 침투 태세를 갖추고 있다. 지상전에 돌입할 경우 치열한 전투가 불가피하며, 향후 수일이 결정적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무엇보다 헤즈볼라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란이 실제 공격에 개입할 경우 확전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서방 국가를 위시한 국제사회는 외교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은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란과 예멘, 이라크 등에서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한편 이스라엘이 나스랄라 제거 과정에서 미국에 미리 알리지 않았으며, 사후에 이란의 보복을 억제해달라고 ‘뒷수습’을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 불화가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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