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고립 위험 높인단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주민 이주 구상’에 대해 그 동안 침묵했던 유럽 동맹의 ‘트럼프 허니문’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구상에 정면으로 맞섰다가 자국의 피해를 적잖게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다는 점이 현실적 고민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을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했다면서 “여러모로 트럼프의 글로벌 허니문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주간 미국의 친구들은 입을 다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과 영미권 지도자들이 전하는 따뜻한 말을 즐겼고 비판은 거의 없었다”면서 “하지만 그 합의는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가 가자지구를 미국의 통제 아래 두는 가장 도발적인 외교 정책 아이디어를 내놓은 후 산산조각이 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구상은 서방이 수십년간 지지해온 ‘두 국가 해법’, 즉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해법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유럽의 동맹은 이런 구상에 어조는 다양했지만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프랑스는 이 구상이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스페인 외무장관은 “가자 사람들의 땅은 가자”라고 밝혔다.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동 책임자인 존 알터먼은 “유럽은 훨씬 더 자기중심적이고 다자체제 지지에 훨씬 덜 헌신적인 미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에 대해 훨씬 더 깊은 탐구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을 대놓고 비판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한 예로 트럼프 정부와 생산적인 관계를 간절히 원하는 영국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부는 ‘환심’ 공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외무장관인 데이비드 라미는 이번 주 우크라이나에서 기자들에게 “가자 문제에 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옳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외교 정책이 ‘교착상태’를 풀려는 의도일지라도 동맹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국제 리더십의 공백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유엔 인권이사회(UNHRC)를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고 정부 내 대외원조 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은 ‘미국 고립’ 위험을 높인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