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10㎞ 깊이서 시작된 지진파
- 제 2 도시 만달레이 건물 와르르
- 1000㎞ 밖 방콕 공사장도 붕괴
- 군부, 구조 등 뒷전 속 반군 소탕
- 장비·약품 모자라 골든타임 허비
미얀마를 강타한 규모 7.7 강진으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지진 발생 하루만인 29일(현지시간) 기준 사망자 수가 1600명을 넘었다. 미얀마의 경우 오랜 내전으로 인프라와 사회 시스템이 이미 상당 부분 무너진 가운데 지진까지 덮치면서 치명타를 입어 피해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구조 장비·의료품·병원 시설이 매우 부족해 구조에 실패하거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골든타임’이 계속 흘러가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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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1000㎞ 떨어진 태국 방콕 시내 건물이 붕괴, 사람들이 도망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미얀마 구조대원들이 29일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인명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AFP·로이터 연합뉴스 |
미얀마 군사정권은 29일 성명에서 이번 지진 관련 사망자 수가 1644명, 부상자가 340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전날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밝힌 144명에서 하루 만에 11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는 진앙과 가까운 인구 약 120만 명의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 등지에서 수많은 건물이 무너진 뒤 잔해에서 시신이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발표될 공식 사망자 수는 더 커질 확률이 높다. 앞서 전날 낮 12시 50분께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33㎞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7.7 강진이 덮쳐 많은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매몰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진원 깊이가 약 10㎞로 매우 얕다는 점이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얀마 당국과 국제기구, 구호단체 등은 인명 구조와 피해 규모 파악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내전으로 정부 행정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 광범위한 데다 지진으로 도로·통신망이 상당 부분 파괴돼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관련 보고서에서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일 확률 36%, 1만∼10만 명 사이일 확률 35%로 사망자가 1만명 이상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71%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지질학자 제스 피닉스는 “이번 지진 위력은 원자폭탄 334개와 맞먹는다”며 기반 시설이 다수 파괴됐으며 여진 가능성도 있다고 CNN에 말했다.
얕은 진원은 진앙에서 1000㎞ 이상 떨어진 이웃 나라 태국까지 영향을 미쳤다. 수도 방콕 내 공사 중인 30층 높이 빌딩이 무너져 30일 기준 사망 17명, 실종 83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성명을 통해 미얀마에서 심각한 의료품 부족과 교통·통신 문제로 강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인도적 지원이 급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OCHA는 구급 키트·필수 의약품·혈액·마취제 등 심각한 의료품 부족으로 대응 노력이 방해받고 있다면서 현지 병원 등 의료 시설이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거나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지 통신·인터넷이 끊기고 도로가 부서져 인도적 지원을 위한 의사소통과 현지 접근이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OCHA는 “재난 발생 후 첫 72시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그 시간 동안 대응이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랜 내전과 강진 피해로 절단기 등 구조 장비가 거의 없어 많은 사람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필사적으로 파헤치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강진으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미얀마 군사정권은 반군을 향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AP 통신,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이후에도 반군 근거지 여러 곳에서 군부의 공격이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 발생 세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28일 오후 3시30분께 진앙과 가까운 만달레이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나웅초에서 폭격으로 7명이 사망했다. 군부와 달리 미얀마 반군은 30일부터 2주간 지진 피해를 본 곳에서 방어를 위한 반격을 제외한 모든 공격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휴전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