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의 새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가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한 후 축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64)이 일본 집권 자민당 새 총재로 선출됐다. 그는 약 열흘 뒤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총리 지명선거를 거쳐 최초의 여성 일본 총리로 취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4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치러진 제29대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185표를 얻어 156표를 얻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29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다카이치는 작년에도 1위로 결선에 진출했지만,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에게 역전패했다.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가 총리가 되면 ‘너무 오른쪽으로 간다’는 우려가 확산한 탓이다.

다카이치의 당선은 잇따른 선거 패배로 위기에 빠진 자민당 내 ‘얼굴 교체’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라면 극우 야당 참정당 등에 뺏긴 표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하는 다카이치는 ‘여자 아베’로도 불린다. 1961년생으로 나라현 출신으로 후지TV 등 방송에서 캐스터로 활동했고 1993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후 1996년 자민당에 입당했다. 매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독도에 대해서도 강경 발언을 하는 강성주의주다.

첫 여성 총재로 이름을 올린 다카이치는 이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결선 투표 최종 승리 직후 연설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다카이치는 “많은 사람들의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쁘다기보다는 앞으로가 정말 힘들다. 모든 세대가 결집해 열심히 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설 수 없다”며 침체된 당의 지지율을 둘러싼 엄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저 자신도 ‘워라밸’이라는 말을 버릴 것”이라며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분의 불안을 희망으로 바꿔나갈 것”이라며 자민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