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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부른 재앙…“히말라야 빙하호 붕괴로 네팔 대홍수”

지구 온난화로 빙하 무너져

지진 유사충격 발생 가능성

비슷한 재난 더 잦아질 우려

  •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
  •  |   입력 : 2026-08-27 18:02:4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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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현지 시간)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 누와코트 지역에서 갑작스러운 홍수로 강둑이 무너져 주택들이 흙더미에 파묻혀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 시간)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순식간에 덮친 대홍수는 빙하와 암석이 붕괴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 온난화로 히말라야산맥의 대규모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재앙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네팔 정부는 예비 조사 결과 중국 티베트 자치구 지진 영향으로 빙하가 붕괴돼 홍수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부 장관은 오전 8시37분께 지진이 났고, 3분 뒤 홍수가 보고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대규모 산사태에 따른 토사물과 바위가 보테코시강을 막았다가 갑자기 뚫리면서 흙탕물이 하류 지역으로 강하게 쏟아졌을 것으로 추정한 셈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역시 애초 티베트 지역에서 규모 4.4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다시 보고서를 내 기존 발표를 정정했다. USGS는 “장주기 지진파와 위성 사진 등을 추가 분석하니, 지진 에너지는 오히려 산사태로 인해 발생했다”며 “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지진이 먼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지진과 유사한 충격이 뒤따랐다는 분석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그동안 이어진 히말라야산맥의 기후 변화로 이번 같은 대형 재해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봤다. 아시아 인구 20억 명가량의 물 공급원인 히말라야산맥에선 지구 온난화로 빙하 녹는 속도가 21세기 들어 배 이상 빨라졌다. 이 지역 빙하 두께는 2000년 이전 연평균 34㎝씩 줄었지만, 2000년 이후부터 연간 73㎝씩 얇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 측은 이번 돌발 홍수도 눈사태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네팔 쪽 빙하에서 떨어진 얼음과 바위가 강을 막으면서 하류로 물살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이는 ‘빙하호 붕괴’와도 연결된다. 빙하호 붕괴는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에서 막대한 양의 물이 한꺼번에 방출되는 현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온 상승 탓에 산악 빙하는 줄어드는 추세다. 이처럼 1990년대부터 빙하가 녹는 양이 크게 늘면서, 반대로 빙하호의 수와 규모는 증가해 왔다. 기후 변화로 네팔 대홍수 같은 재난이 지금보다 더 자주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에 홍수가 발생한 지역엔 지난해 7월에도 대규모 산사태와 홍수가 이어졌고, 네팔과 티베트에서 1명이 숨지고 28명이 실종됐다. 중국 측이 당시 재해 이후 위성 영상을 분석한 결과, 사고 지점 상류엔 전체 면적이 3.39㎢에 달하는 빙하호 55개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홍수 역시 빙하 표면 호수에서 갑자기 물이 빠져나오면서 벌어진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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