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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물로 일장기 덮은 굳은 의지…3·1절 맞아 공개한 진관사 태극기

사찰 깊숙이 숨겨져 있던 ‘보물’ 태극기…1919년 전후 제작 추정

지하신문 등 기록 눈길…“항일 불교 상징 유산” 국보 승격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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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장기 위에 그려 넣은 태극과 4괘. 항일 독립 의지와 애국심이 깃든 역사 유산, 보물 ‘서울 진관사 태극기’다.

3·1절 전날일 지난 28일 서울 은평구 북한 기슭에 자리한 진관사에서 만난 주지 법해스님은 진관사 태극기에 대해 “족의 혼, 정신은 잃지 말자는 다짐이 깃든 상징적인 태극기”라고 설명했다.

진관사 태극기는 발견 당시부터 특별한 사연을 끌었다.

3·1절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서울 은평구 소재 진관사에서 공개한 보물 ‘서울 진관사 태극기’.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연합뉴스
이 태극기는 2009년 5월 25일 진관사의 부속 건물인 칠성각을 해체하는 공사 중 내부 불단(佛壇·부처를 모셔 놓은 단)과 기둥 사이에 발견됐다.

당시 작업자는 안쪽 벽에서 보자기처럼 무언가 꽁꽁 싸맨 꾸러미를 찾아냈다. 풀어보니 가로 89cm, 세로 70cm 크기의 태극기와 총 19점의 신문이 있었다.

‘신대한’(新大韓), ‘독립신문’ 등과 같은 신문을 태극기로 싸맨 모습이었다.

오랜 기간 숨겨져 있던 태극기는 그 자체로 역사였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은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라며 “3·1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즈음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한다.

법해스님은 “밖에서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안쪽 깊숙이 숨긴 모습”이었다며 “ 당시 독립운동의 핵심 세력이 아니면 손에 넣지 못할 중요한 자료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발간된 항일 신문 ‘신대한’은 제2호와 3호 실물이 처음 발견돼 주목받았다. 이 신문은 단재 신채호(1880∼1936)가 주필로 참여했다.

3·1운동 당시 천도교 측에서 발간한 지하신문인 ‘조선독립신문’과 친일파를 꾸짖고 항일운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경고문’등도 주목할 만하다.

진관사 태극기를 누가 언제 보관했느냐에 대해서 불교계와 학계는 독립운동가 백초월(1878∼1944) 스님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백초월 스님은 임시정부와 독립군을 위해 군자금을 모금하는 등 독립운동에 앞장섰으나, 일제에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했고 1944년 청주교도소에서 순국했다.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큰 만큼 진관사 태극기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외벽에 제106주년 3·1절을 맞아 진관사 태극기를 형상화한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근대 불교사를 연구하며 30년 가까이 백초월 스님의 행적을 조사한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는 “일제강점기 당시 호국 불교, 항일 불교를 상징하는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법해스님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 역사성을 고려하면 (진관사 태극기를)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시켜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진관사 태극기는 2010년 등록문화재(현재 국가등록문화유산)로 등록됐다가 2021년 보물이 됐다. 현재 보물로 지정된 태극기는 진관사 태극기와 ‘데니 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 등 총 3점이다.

3·1절을 앞두고 진관사는 태극기 실물을 공개했다.

최근 국회 본관 정면에 걸린 태극기 현수막은 진관사 태극기를 형상화한 것이다. 2009년 태극기 발견 당시 진관사 주지였던 회주 계호스님은 “발견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말한 뒤, 태극기 앞에서 두 손을 모아 합장했다.

법해스님은 “태극기를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나라 잃은 설움, 국력이 쇠퇴한 과거 역사가 생각나지요. 앞으로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태극기의 가치와 숭고한 뜻을 알리고 싶습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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