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댄스스포츠가 대한체육회의 정식 가맹단체로 승인됐다. 거칠게 말해 댄스스포츠가 한국 공식 스포츠 종목의 하나로 인정받은 셈이다. 댄스스포츠는 앞으로 전국체전 등에 정식 종목이 되고 대한체육회의 예산도 지원받는다. 댄스스포츠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은 조만간 체육특기자로서 중·고교로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으며 각종 지원을 받아 국제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댄스스포츠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아직 낮은 게 현실이다. 체육회 정식 가맹단체 승인을 계기로 대한댄스스포츠경기연맹 프로특별위원회 박종수 상임이사를 통해 댄스스포츠 전반에 대해 알아봤다.
-정식 명칭은 뭔가. 스포츠댄스라는 말도 있는데.
▲지난 199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체육종목으로 채택하면서 '댄스스포츠'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이는 댄스와 스포츠가 분리된 것이 아니고 '댄스스포츠' 자체가 한 단어다.
-대한체육회의 정식 가맹단체가 된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국제적인 추세에 따라가는 것으로 본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댄스스포츠연맹(IDSF)에는 80여 개의 가맹국이 있다. 다시 말해 국제사회에서 댄스스포츠는 이미 운동 종목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수도권의 여러 대학에서 댄스스포츠학과를 개설해 놓았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인식은 아직 운동보다는 '춤'이라는 보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댄스스포츠에 대한 오해도 더러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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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말 열린 댄스스포츠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 출전한 부산 출신 박성우-곽자윤 조의 모던댄스 경기 모습. |
▲분명한 것은 댄스스포츠는 사교춤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춤의 장르에 차이가 있다. 사교춤을 배운 분들은 댄스스포츠 종목의 음악에 맞춰서는 춤을 추기 어렵다. 전문 댄스스포츠에 대한 지식 없이 간판만 걸어놓은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
-운동 종목으로서 경기 진행과 채점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댄스스포츠에는 10개 종목이 있다. 심판은 7명 아니면 9명이다. 이들 심판이 매긴 점수 가운데 최고와 최저점을 뺀 나머지 점수의 평균을 채택한다. 선수들의 음악성 테크닉 파트너십 매너 등을 중점적으로 본다. 특히 비엔나월츠 종목의 경우 매너가 중요하다. 경기 시작과 끝에 여성의 경우 치마를 살짝 들고, 남성은 고개를 약간 숙이며 인사를 해야 한다. 만약 하지 않으면 아무리 연기가 좋아도 감점이 크다. 일반인들이 보더라도 금방 선수들의 수준을 알 수 있다. 자세가 곧고 춤이 물흐르듯 자연스러우면 잘하는 것이다. 반면 자세가 구부정하거나 춤이 끊기면 좋은 연기라고 보기 힘들다.
-모든 종목이 남녀 2인1조로 하는가. 그렇다면 파트너끼리의 호흡이 중요할 것 같은데.
▲2인1조가 기본이다. 물론 단체경기가 있기는 하다. 댄스스포츠는 피겨스케이팅과 같이 여러 동작을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하며 예술적인 면을 강조한다. 파트너 간 호흡이 중요하다. 때문에 기량이나 추구하는 예술성의 차이로 파트너 관계가 깨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파트너에서 연인으로 부부로 발전하는 커플도 있다.
-운동으로서 댄스스포츠의 매력은 뭔가.
▲음악을 틀어놓고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운동은 많지 않다. 땀을 흘리거나 많은 힘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즐거운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열중하다 보면 저절로 운동이 된다. 더구나 모든 운동 종목을 통틀어 뒤로 걷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댄스스포츠에서는 뒤로 가는 스텝이 많다. 허벅지 뒷부분의 근육을 많이 사용한다. 또 어깨와 허리를 항상 곧게 펴야 하기에 척추와 자세 교정에도 좋다. 어린 학생들에게 많이 권할 만하다.
-댄스스포츠를 배우는데 필요한 조건이나 장비가 있나.
▲특별한 신체 조건이나 장비를 요구하지 않는다. 마루 바닥과 신발만 있으면 된다. 신발은 7만 원 선이면 쓸만한 제품을 살 수 있다. 댄스스포츠에는 체급도 없다. 키나 몸무게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좋은 운동이기도 하다.
-의상이 굉장히 화려한 것 같다.
▲종목에 따라 다르다. 모던 계열은 남자의 경우 연미복 정장을, 여자는 드레스를 입는다. 하지만 라틴계열은 화려하고 노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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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사회체육센터의 댄스스포츠 교실. |
-전국에 동호인은 얼마나 되는가. 부산 댄스스포츠의 수준은.
▲우리나라에는 현재 100만 명가량의 동호인이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약 150개 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의 공식 승인을 받은 대회는 매년 3~5개 정도 열린다. 전국대회가 열리면 보통 400팀 정도가 참가한다. 부산은 아직 댄스스포츠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다. 수도권에 비하면 열악하다. 대한댄스스포츠경기연맹에다 부산의 경기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원을 요구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기력 수준은 어떻게 되고 강국은 어디인가.
▲우리 대표팀의 기량이 최근에 많이 좋아졌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이다. 세계수준에서는 한때 영국이 최강을 자랑했으나 지금은 이탈리아의 수준이 높고 동유럽과 러시아에서도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도 국가대표 상비군 12팀을 운영하고 있다.
-댄스스포츠에도 프로가 있나.
▲물론이다. 대한댄스스포츠경기연맹에 프로 등록을 한 뒤 경기에 출전해 기량을 인정받아야 한다. 전국에 약 150팀가량의 프로가 있다. 부산에는 10팀이 안 된다. 일반 동호인이 댄스스포츠에 입문해 프로가 되려면 적어도 3년의 노력이 필요하다.
# 왈츠·탱고는 '모던댄스'
- 룸바·삼바는 '라틴댄스'
댄스스포츠는 크게 두 종목이 있다. 영국에서 시작된 모던댄스와 프리댄스라고도 불리는 라틴댄스가 그것이다. 각각에는 다섯 가지씩의 세부 종목이 있다.
모던댄스는 왈츠, 비엔나왈츠, 퀵스텝, 탱고, 폭스트로트로 나뉜다. 잉글리시 왈츠라고도 불리는 왈츠는 느린 템포로 매우 우아하며 오른쪽과 왼쪽으로 크게 회전하는 특징이 있다. 비엔나왈츠는 댄스스포츠 종목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왼발을 내딛는 동시에 잠시 멈추며 큰 원을 그린다.
퀵스텝은 경쾌하고 박력있으며 양 발을 모으지 않고 달리는 것처럼 하는 동작이 많다. 기술이 비교적 어렵고 넣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탱고는 원래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시작됐지만 유럽을 거치면서 발전했다. 동작이 크고 화려하며 남녀 모두 양 발과 무릎을 굽혀 중심을 낮게 하면서 춤을 춘다. 폭스트로트은 '빠른 걸음'이란 속뜻을 갖고 있으며 우아하면서도 웅대한 동작이 매력이다. 라틴댄스에는 룸바, 차차차, 삼바, 자이브, 파소도브레 등이 있다.
쿠바의 흑인들에게서 시작된 룸바는 무릎을 펴고 허리(엉덩이)를 많이 움직인다. 차차차는 보폭을 짧게 하면서 4분의 4박자 가운데 첫 번째 박자에 액센트를 둔다.
삼바는 아프리카에서 시작됐고 브라질에서 발전했다. 허리와 어깨를 동시에 많이 움직이는 활기찬 동작이 특징이다. 자이브는 재즈 음악에 맞춰 추는 격렬한 춤이다. 통통 튀는 느낌이 있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파소도브레는 투우를 묘사한 춤이다. 동작은 빠르고 강하며 주로 행진곡풍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