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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플러스] Barry Bonds-기록은 색으로 말하지 않는다

배리 본즈

흑인 선수 신화에 백인들 냉랭 귀 막은 본즈

개인 통산 홈런 745개 행크 아론 기록에 10개 차로 바짝 추격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07-05-11 19:41:2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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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꿈의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 100년이 넘는 역사상 최강의 홈런왕 등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 야구선수로는 이미 환갑이 넘긴 마흔세살. 하지만 22시즌째 식지 않는 이 노장의 거침없는 질주에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야구인들은 열광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는 다른 선수들도 스테로이드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누구도 본즈 기록에 접근하지 못했다. 본즈가 제일 좋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건가." 메이저리그 강타자 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 레드삭스)

"본즈의 피부색이 검든, 초록색이든 상관하지 않으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불행한 일이다." 메이저리그 투수 커트 실링(보스턴 레드삭스)


#우상을 넘어 전설로

슬러거의 인상이 짙지만 본즈는 역사상 가장 완벽한 호타준족의 타자다. 지난해까지 통산 734홈런, 509도루, 타율 0.299의 기록이 말해주듯 힘과 스피드, 주루 플레이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리고 본즈 이야기를 하면 항상 따라붙는 두 사람이 있다. 아버지 바비 본즈와 '대부' 윌리 메이스. 1986년 피츠버그에 입단해 7시즌 동안 통산 타율 0.274, 홈런 176개, 도루 251개로 호성적을 올린 본즈는 1993년 아버지 바비와 윌리 메이스가 뛰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하며 전설을 만들어갔다.

바비 본즈는 30홈런-30도루를 5시즌 이상 기록한 역사상 유일한 두 선수(한 명은 아들 본즈) 중 한 사람이다. 또 역사상 두 명(한 명은 아들 본즈)밖에 없는 300홈런-400도루 기록보유자다. 바비는 아들 경기는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관전할 만큼 사랑이 대단했고 본즈도 지난 2003년 바비의 타계 후 집게 손가락을 하늘로 향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홈런 세리모니를 펼치며 그를 기리고 있다. '거인 중의 거인'으로 통했던 윌리 메이스도 역사상 5명 만이 기록한 300홈런-300도루의 창시자였다. 이들의 기록을 뛰어넘으며 본즈는 신화가 되어 갔다. 바비와 메이스조차도 이룬 적인 없는 40홈런-40도루 클럽

(1996년)을 만들었고 최초로 400홈런-400도루(1998년)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 미지의 세계를 밟은 사람은 아직도 본즈가 유일하다.

'야구의 신'에게 타격 타이틀 48개, 메이저리그 최다인 7차례 MVP, 13회 골든글러브 등은 덤일 뿐이었다. 그리고 2001년 73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백인의 우상 마크 맥과이어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1998년·70개)을 갈아치웠다.

올해 43세인 이 야구 천재에게 생물학적 나이는 무의미했다. 그는 11일 현재 시즌 11개의 대포를 작렬, 내셔널리그 홈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개인 통산 745번째 홈런포이기도 하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인 행크 아론의 755개에 10개 차로 다가서 신기록을 향한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고 전 세계 야구인의 눈과 귀는 온통 그의 방망이에 쏠리고 있다.


# 환영받지 못해도 내 길을 간다

인간이 신으로 격상되는 것을 질투해서일까. 이 흑인 선수의 신화에 미국 사회는 냉랭하다. 지난 8일 AP통신은 ABC 뉴스와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의 합동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 본즈가 신기록을 세우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 52%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 본즈는 같은 인종인 흑인의 75%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백인들로부터는 28%의 호응을 얻는 데 그쳤다. 본즈의 홈런 도전에 투영된 미국 사회의 심각한 인종 차별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약물 복용 혐의에 대해서도 설문에 응한 응답자의 75%는 그가 기량 향상을 위한 약물을 복용했을 것이라 짐작했다. 그 중 4분의 3이 백인이었다. 지난 2004년부터 본즈의 약물 문제가 불거졌지만 단 한 번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고 물증도 없었다. 하지만 상당수 백인들은 벌써 그에게 유죄라는 덫을 씌웠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백인의 영웅 마크 맥과이어와 대비되는 미국의 여론이다. 본즈 이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던 맥과이어에 대해 1998년 당시 미국 언론은 연일 우상만들기에 몰입했다. 미국 언론의 호들갑에 한국의 지상파 메인 뉴스들도 맥과이어 홈런 소식을 다룰 정도였다. 이런 맥과이어 역시 약물 혐의를 받았고 본인이 시인했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이런 여론에 대해 본즈는 제 갈길만 가는 것을 택했다. 지난해 4월 ESPN은 '본즈 온 본즈'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며 약물 스캔들 이후 본즈의 삶을 담았다. 본즈는 이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상처 입히려 한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 방송은 여론을 호도한다는 비판 속에 조기종영됐다. 이후 본즈도 '나홀로' 길을 가고 있다. 그는 "관중의 환호가 없어도 홈런은 짜릿하다"며 팬들의 야유에 귀를 닫았다. 그리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 역사의 중심에 섰다.


# 한국인 투수와의 악연

- 한시즌 72호 - 박찬호

- 통산 715호 - 김병현

배리 본즈(43)는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투수들과도 인연이 깊다. 공교롭게도 악연이다.

정규 시즌기간 홈런을 치지 못한 날이 이틀(8월 5일, 9월 30일)밖에 되지 않으니 어느 투수든 본즈와는 좋은 연을 가질 수 없지만 한국인 빅 리거들은 유난히 본즈가 이룬 역사적인 현장의 제물이 됐다.

먼저 '맏형' 박찬호가 질긴 악연의 시작을 알렸다. 다저스 시절이던 지난 2001년 10월 6일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본즈에게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이 되는 71, 72호 대포를 연거푸 맞았다. 본즈는 당시 73호 홈런(왼쪽 엠블렘)으로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김병현도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자락을 차지하는 715호 홈런(왼쪽 아래 엠블렘)의 제물이 됐다. 본즈가 베이브 루스를 제치고 역대 홈런랭킹 단독 2위이자 좌타자로서 최다 홈런을 기록한 대포였다. 김병현은 지난해 5월 29일 AT&T 파크에서 대포 한 방을 맞았다. 김병현은 6-0으로 앞서던 4회 무사 1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4번 타자 본즈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내줬던 것. 이전까지 김병현은 본즈를 상대로 15타석 9타수 무안타에 볼넷 6개를 내줘 타율 0이었다. 삼진도 1개 있었다. 그러나 결국 본즈는 16번째 대결에서 김병현으로부터 첫 안타를 역사적 홈런으로 장식했다.

서재응은 본즈에게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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