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경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현지의 TV와 라디오에서는 연일 월드컵에 관한 이야기와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룬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매체들은 온통 치안과 안전 문제을 다뤄 우리를 움츠러들게 했었으나 대회가 임박함에 따라 다시 월드컵에 대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분위기이다.
필자는 지난주 우리나라와 그리스전 3등석 관람표를 구입했다. 월드컵 좌석은 다섯 종류다. 1등석은 1120랜드(한화 약 17만 원), 2등석은 840랜드(13만 원), 3등석은 560랜드(8만5000원), 4·5등석은 140랜드(2만2000원)이다. 먼저 표를 사기 전에 구입양식을 작성해야 한다. 본인의 국적과 전화번호, 생년월일을 기입하되 한 사람이 최대 10장까지만 사도록 허용되어 있다.
이곳 남아공 케이프타운 한인회는 한국과 그리스전 응원에 참가할 교민들을 지난 2월부터 4월 13일까지 총 8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했다. 이들에 한해 한인회에서 교통비를 면제해 준다. 하지만 월드컵 표는 개인이 직접 사야만 한다. 선착순 80명을 제외한 사람들은 각자 100랜드 정도(한화 1만5000원)를 더 지불해야 같은 버스에 탈 수 있다. 정승호 케이프타운 한인회총무는 현재 약 150명 정도의 인원이 등록을 마쳤으나 이보다 더 많은 교민들이 경기를 보러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처음 응원단을 모집할 때 교민들은 남아공의 치안 상태가 안정되지 못한 관계로 경기장에 가기를 꺼려했다. 그러나 요즈음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자 다소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모든 것을 제쳐두고 우리나라 경기를 응원하러 가겠다는 인원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한인회 측의 설명이다. 한인회는 응원에 참가할 모든 인원이 파악되면 오는 6월 11일 오후 8시에 케이프타운을 출발하여 12일 포트 엘리자베스에 도착할 계획이다. 이후 12일 오후 1시30분부터 경기 관람 및 응원을 준비한다. 우리가 도착하면 붉은 악마팀 남아공 원정대가 태극기와 응원복을 나누어 주기로 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Eleven Language of South Africa, 2010 FIFA World Cup, Feel it ! It is here(11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 이곳에서 월드컵을 느껴라)'라는 남아공 월드컵 캠페인 슬로건이다.
남아공에서 현재 통용되고 있는 언어는 모두 11개다. 이 가운데 줄루족이 사용하는 언어의 비율이 23%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코사족 언어 18%. 아프리칸스어 14% 등의 순이다. 남아공의 공용어는 영어와 아프리칸스어이다. 따라서 TV와 라디오 채널은 영어와 아프리칸스어가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코사어와 줄루어 채널도 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면 혼란을 느낄 테지만 남아공 정부는 오히려 이처럼 많은 언어가 통용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활용해 이런 슬로건을 만들어냈다.
남아공 한인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