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의 경기는 나무랄 데 없이 너무 잘했다. 충실하게 준비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짜릿한 승리를 즐기는 것은 팬의 몫이다. 감독은 아니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부터 감독은 냉정하게 다음 경기에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감독은 아주 외로운 자리다. 더욱이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그리스전 승리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가 끝나고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경기가 이어졌다. 전문가 뿐만 아니라 팬들에게도 우리나라가 앞으로 맞붙어야할 팀들의 전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강호로 불리는 팀들답게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는 강했다. 한국과 뚜렷하게 대비됐다. 무엇보다 경기 템포가 확연히 달랐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는 빠른 스피드로 경기를 이끌었다.
오는 17일 열리는 아르헨티나전까지 3일 남았다. 이 짧은 기간에 세계 최강과의 대결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들의 빠른 스피드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비길 수 있다.
허정무 감독이 꼼꼼하게 준비했으리라고 본다. 내가 사령탑이라면 공격과 미드필드, 수비진의 간격을 줄일 것이다. 그래야 상대가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조금이라도 좁힐 수 있다. 상대 공격을 수비라인이 아니라 앞선의 미드필드진부터 차단하고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해야 한다. 결국 중원에서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리오넬 메시 등 세계 최고 공격수들은 일대일로 막기는 힘들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를 펼쳐 메시로 이어지는 패스를 차단하고 압박해서 활동 폭을 대폭 좁혀야 한다.
승리의 기쁨이 아직 가시지도 않았는데 너무 직설적인 말을 해서 미안한 느낌도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허 감독만은 냉정해야 한다. 혹시 부상선수는 없는지 체크해야 하고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아르헨티나에 맞설 수 있는 전술을 준비해야 한다.
첫 승으로 우리나라는 분명히 좋은 흐름을 탔다. 이 분위기를 살려 나간다면 16강 진출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대표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