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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밤(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B조 한국과 그리스전에서 후반 박지성이 상대 수비를 제치고 추가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두고 한 말이다.
박지성은 12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그리스전에서 이름에 걸맞은 그림 같은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7분 순식간에 상대방의 골을 가로챈 뒤 수비진을 헤집고 돌파한 끝에 골키퍼마저 따돌리고 그물을 흔들었다. 스승인 히딩크 감독조차 "아름다운 골이었다"고 극찬했다. 얼마나 기뻤는지 박지성은 평소와 달리 양팔을 휘젓는 새로운 골 세리머니를 선보이기까지 했다.
결국 박지성은 후반 시작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팬 투표 결과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유로스포츠의 선수 평점에서도 박지성은 8점을 얻어 차두리(프라이부르크), 이청용(볼턴)과 함께 최고점을 받았다. 또 FIFA의 '오늘의 골'에도 뽑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 결승골, 2006년 독일 대회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 동점골에 이어 3회 연속 본선 득점에 성공한 박지성은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3회 연속 골의 주인공이 됐다. 또 본선에서 개인 3호 골을 넣어 안정환(다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미 알 자베르와 함께 아시아 선수 가운데 본선 최다 득점 선수가 됐다. 명실상부한 역대 아시아 최고 선수로 위치를 굳힌 셈이다.
박지성은 1차전을 앞두고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다. 지난 4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통으로 출전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대표팀에는 한때 비상이 걸렸다.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도 드러났듯이 박지성이 빠진 대표팀은 상상할 수 없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의 꿈도 박지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질 수 있었다.
그리스전을 통해 큰 경기에 유독 강한 박지성의 진가가 다시 한번 발휘됐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잉글랜드, 프랑스, 포르투갈 등 강팀을 상대로 골사냥에 성공했고 소속팀 맨유에서도 챔피언스리그 등 빅게임에만 나가면 펄펄 날아 퍼거슨 감독의 깊은 신뢰를 받았다.
박지성은 경기 후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 전망에 대해 "최고의 전력을 갖춘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최고의 선수를 가진 팀이지만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또 한 번의 기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