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전북)과 안정환(다롄 스더).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데려갈 23명의 선수를 발표할 때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선수들이다. 평가전에서 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당했던 이동국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이근호(이와타)를 제치고 허정무호에 승선했다. 축구 변방인 중국 프로무대에서 뛰고 있는 안정환 역시 경기력 저하가 수차례 지적됐지만 허 감독의 최종 낙점을 받았다.
이제 둘은 자신을 불러준 허 감독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무대는 오는 17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이 될 공산이 크다.
지난 12일 그리스전 출전이 유력했던 이동국은 한국이 초반부터 앞서 나가는 바람에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아직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투입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허 감독의 생각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동국은 아르헨티나전에서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그리스전에서 투톱으로 나섰던 박주영(AS 모나코)과 염기훈(수원)이 워낙 좋은 활동을 했던 터라 이동국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 도중 교체 투입도 가능하겠지만 경기가 박빙으로 흘러가면 이마저도 무산될 수 있다.
이동국은 사실 허 감독에게 '계륵' 같은 선수다. 출전을 했다가 기대만큼 제 실력을 못 보이거나, 조별리그에서 아예 뛰지 못하면 어느 경우나 관계없이 허 감독은 비난을 한 몸에 받아야 한다.
안정환은 처지가 더 어렵다. 허 감독이 선발보다는 경기 국면을 단번에 뒤집는 '조커'용으로 그를 발탁한 이유에서다. 한국이 모든 면에서 압도한 그리스전에는 당연히 안정환이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다만 아르헨티나전이 생각만큼 풀리지 않으면 안정환의 투입도 예상된다. 한 골 차이로 뒤지는 상황이 경기 종료까지 이어지면 전격적으로 허 감독의 부름을 받을 확률이 높다. 또 지루한 무승부가 이어질 때도 마찬가지다.
두 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3골을 넣은 안정환은 위기에 강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터진 골든골 등 전세를 뒤집는 기막힌 골들을 많이 뽑아냈다. 교체투입된 10경기에서 7골을 기록했다는 사실이 그의 역량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