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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그리스 오토 레하겔, 프랑스 레이몽 도메네크, 호주 핌 베어벡 |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월드컵 출전은 선수들에게 일생일대의 꿈. 감독도 마찬가지다.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무대에서 사령탑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억만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다. 하지만 감독은 또한 고독하고 불안한 자리다.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가차없는 비난에 시달려야 한다.
지난 11일(한국시간) 막을 올려 닷새째에 접어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벌써 감독의 수난이 시작됐다.
대표적인 인물은 지난 12일 한국에게 0-2로 패한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이다. 그리스 언론들은 무차별 뭇매를 레하겔 감독에게 가하고 있다. 그리스 스포츠 전문 매체인 '골뉴스'는 지난 13일자 '오토의 그리스 노예들'이라는 기사에서 "레하겔 감독, 당신이 그리스팀에 더 머무른다면 우리는 숨이 막힐 것"이라면서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라고 맹비난했다. 스포츠 신문 '엑세드라'는 먼저 선수들에게 "당신들끼리 경기하라"며 일침을 가했으나 패배의 책임은 결국 레하겔 감독에게 있다면서 "감독은 스스로 변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스포츠 신문인 '필라틀로스'는 "레하겔이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다"며 "얼마나 더 많은 골을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에 헌납할 것인가? 한국과의 경기처럼 하려면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지난 12일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긴 프랑스의 레이몽 도메네크 감독도 비난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프랑스 언론들은 도메네크 감독이 이날 선발로 아부 디아비(아스널)를 넣고 플로랑 말루다(첼시)를 후반 30분에야 투입한 것에 대해 시비를 걸었다. 또 그 이유가 도메네크 감독과 말루다의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감독을 물고 늘어졌다. 티에리 앙리(FC바르셀로나) 대신 선발 공격수로 나온 니콜라 아넬카(첼사)가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한 것에 대해서도 도메네크 감독의 용병술 실패로 몰아가고 있다.
14일 독일에게 0-4로 대패한 호주의 핌 베어벡 감독도 사정은 좋지 않다. 베어벡 감독이 경기 후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음에도 호주 언론들의 비난 수위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완벽한 재앙'이라고 이날 대패를 평가했고 헤럴드 선, 디 오스트레일리안 등도 '더반의 악몽', '호주가 월드컵 첫 경기를 악몽으로 시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