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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재민 기자eIif2002@kookje.co.kr |
한국 축구대표팀의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판가름할 아르헨티나전을 하루 앞둔 16일 부산시민들은 하루 종일 축구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시민들은 한국팀이 거함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특유의 투지와 패기를 살려 당당하게 싸워줄 것을 바랐다. 특히 축구감독을 방불케 하는 식견으로 아르헨티나 격침 전략을 제시하는 '시민 감독'도 곳곳에서 넘쳐났다.
조기축구회원인 박영조(56) 씨는 한국팀의 2-1 승리를 점쳤다. 박 씨는 "메시나 테베즈, 이과인 등 아르헨티나의 공격수를 중원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팀워크보다는 개인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고, 스피드는 우리 선수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조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면서 "양박 쌍용(양박:박주영 박지성, 쌍용:이청용 기성용)이 잘 해내겠지만 젊은 피인 이승렬 선수가 기용된다면 뭔가 한 건 해낼 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이병수(32) 씨는 "16일 새벽 열렸던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가 한국팀이 아르헨티나에 맞설 전법의 전형을 보여줬다"면서 "강력한 투지와 협력 수비로 실점을 최소화한 뒤 프리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을 노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씨는 1-1의 팽팽한 승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주문하거나 체력적인 우위를 활용한 전술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많았다. 경찰관 박찬조( 51) 씨는 "아르헨티나와 정면승부를 벌이다가는 오히려 큰 점수 차로 패할 수 있다"며 "지역방어와 대인방어를 묶어 수비를 튼튼히 한 뒤 상대 공격을 끊었을 때 빠르게 역습을 전개해야 한다. 특히 전반전에 실점을 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동차부품업체에 근무하는 김진영(35)씨는 "경기장소가 고지대인 점을 감안해 상대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미희(여·28) 씨는 "기성용 선수가 잘 해주면 아무리 강한 아르헨티나라고 하더라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거리응원과 직장 동료와의 단체응원을 준비하는 풍경도 곳곳에서 연출됐다. 부산 서구청은 구덕운동장 개방을 앞두고 서구 곳곳에 응원전을 알리는 현수막을 붙이고, 직원들을 안전요원으로 동원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동아대병원은 휴게실과 1층 로비에 대형 TV를 설치해 환자와 가족들이 단체관람을 하도록 배려했다. 한진중공업 기업문화팀은 부서원끼리 점수 맞히기 내기를 걸었고, 일부 부서에서는 회사 인근의 호프집에서 단체 응원을 준비 중이다. 해상 경비정에서 근무 중인 해양경찰서 직원들도 비번자를 중심으로 위성TV를 통한 응원전에 기대가 부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