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은 '전·후반 시작과 종료 5분 전을 조심하라'는 축구계의 격언을 확실하게 입증하고 있다.
16일(한국시간) 밤 11시까지 치러진 A~G조 예선 15경기에서 터진 득점을 살펴보면 경기 시작·종료 5분 전후와 하프타임 전후로 터진 골이 전체 24골 중 13골이나 됐다.
15경기 중 0-0 무승부로 끝난 2경기를 제외하고 13경기에서 골이 터졌다. 극심한 골 가뭄이 계속되면서 2골 이상 넣은 나라는 독일(4골), 한국, 네덜란드, 브라질(이상 2골) 등 4개국뿐이었고 양팀 합쳐 2골 이상 터뜨린 것도 8경기에 그쳤다.
지금까지 나온 가장 빠른 골은 지난 13일 잉글랜드 주장 스티븐 제라드(리버풀)가 미국전에서 전반 4분에 성공한 것이다. 가장 극적인 골은 지난 15일 슬로바키아와 뉴질랜드전에서 나왔다. 0-1로 뒤지던 뉴질랜드가 후반 인저리 타임 때 윈스턴 리드(미트윌란)의 천금 같은 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이뤘다.
전·후반으로 나눈다면 전반에 8골이 터졌고 후반에 훨씬 많은 15골이 나왔다. 이는 각 팀들이 본선 첫 경기를 신중하게 치렀다는 뜻이다. 전반에는 긴장을 풀면서 월드컵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 다소 소극적으로 경기를 이끌었고 몸이 풀린 후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이와 함께 북한(44년), 뉴질랜드(28년), 알제리(24년) 등 오랜만에 월드컵에 참가한 나라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상대팀들이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기도 했다.
'럭비공'이라고 불릴 만큼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든 '자불라니' 때문에 아직 프리킥이나 중거리 슛으로 만드는 '그림 같은 골'이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워낙 반발력이 좋아 중거리 슛을 시도하면 크로스바를 넘기 일쑤고 잘 휘지도 않아 감아차는 데 능한 프리킥 전담맨들이 애를 먹고 있다. 또 통통 튀는 자불라니를 잡지 못해 골키퍼 실책에 의한 골이 2번이나 나왔고 덴마크는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게 동료를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자책골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