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강팀과 싸운다는 걱정 때문인지 대표팀의 몸이 너무 굳었다.
물론 아르헨티나가 강한 팀이긴 해도 우리를 1-4로 대패시킬 만큼 절대적이지는 않다. 박주영의 자책골 등 아르헨티나는 실력보다는 한국의 실수 덕을 많이 봤다.
그리고 허정무 감독의 준비가 섬세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특히 선수들에게 수비를 너무 지나치게 요구했다. 이런 것이 대표팀 전체의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결국 프레스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공처럼 답답한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박지성과 박주영이 이 때문에 기량을 전혀 발휘하질 못했다. 차라리 박지성을 자유롭게 만들어줬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메시만 쫓아다니다 보니 엉뚱한 곳에서 구멍이 뚫렸다.
수비에 치중하다 보니 공간이 뚫려도 비집고 들어가질 못했다. 수비와 공격을 적절히 안배하는 게 축구의 기본인데 공격 전환이 원활하지 못했다. 공수 전환이 물 흐르듯 해야 하는데 뚝뚝 끊기는 모습을 비쳤다.
아르헨티나에 대해 준비도 부족해 보였다. 아르헨티나는 우리 대표팀의 움직임을 내다보며 한 수 앞서 움직이는데 우리는 계속 아르헨티나에 말려들었다.
후반전은 전반에 비해 공격력이 활발하게 살아났다. 볼 점유율도 전반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 후반전 초반까지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볼 점유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수비가 허술해질 수밖에 없는 약점을 안고 있다. 하프라인 밖에서는 체력 안배에도 신경을 썼어야 했다.
어차피 경기는 끝났다. 훌훌 털고 이제 3차전 나이지리아를 대비해야 한다. 졌다고 계속 안고 가면 안된다. 실수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나이지리아도 힘 있고 균형을 갖춘 강팀이다. 대인 마크로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대표팀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