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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 축구] 두리야, 울지마 16강 꿈은 이뤘잖니

종료 휘슬 울린 순간 선수들 모두 주저앉아 하염없이 분루 쏟아내

눈자위 충혈된 허 감독, 손수 그라운드 선수들 위로

최고참 이운재도 후배 다독여

지켜보던 교포 응원단도, 국내 팬들도 뜨거운 울음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0-06-27 22:21:46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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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한국시간) 새벽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이 우루과이에 1-2로 패한 뒤 차두리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7일(한국시간) 새벽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 한국과 우루과이의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경기 종료 휘슬이 극성스러운 부부젤라의 소리를 뚫고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순간 공을 따라 움직이던 한국 선수들이 그대로 얼음처럼 멈췄다. 약속이나 한 듯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고개를 숙였다. 승리를 만끽하는 우루과이 선수들이 한곳에 모여 얼싸안고 즐거워하는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

벤치에 있던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이 그라운드로 걸어 나갔다. 그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한 명씩 선수들을 껴안으며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등을 토닥거렸다. 그제야 선수들은 일어났다. 얼굴은 빗물인지 땀인지 눈물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이번 대회에서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하며 '로봇'(?)으로 의심받았던 차두리가 눈물을 펑펑 쏟아내 뜨거운 심장을 가진 태극전사임을 확인시켰다. 선배 안정환이 다가가 어깨를 감싸도 차두리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고 심지어 그라운드에서 혈투를 벌였던 우루과이 선수까지 차두리를 껴안고 위로했다. 얼마나 억울했는지 차두리는 선수들이 모여 응원단에게 인사를 할 때도 유니폼 상의로 끝까지 눈물을 닦아냈다. 박지성, 김정우 등도 모두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비와 함께 흘려보냈다. 최고선임 골키퍼 이운재는 후배 정성룡을 붙잡고 한참이나 격려했다.

가장 뜨거운 눈물은 허 감독이 흘렸다. 선수들에게 우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속으로 참아냈지만 충혈된 눈만은 속일 수 없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허 감독은 생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의 눈과 목소리로 끝까지 선전한 선수들을 칭찬했고 밤새워 성원을 보낸 국내 팬들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표시했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한 응원단도 울었다. 스탠드 여기저기서 통곡 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며 태극전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면서 같이 눈물을 흘렸다. 선수들에게 없는 힘까지 모아 겉으로는 힘차게 '대∼한민국'을 외쳐줬으나 이들과 헤어지고 나서는 대부분 힘이 빠지고 아쉬움이 남아 쉽게 경기장을 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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