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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비야(왼쪽)와 아르헨티나의 메시 |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과 남미.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그동안 19번 치러진 월드컵에서 유럽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10회, 남미는 9번 우승컵을 가져갔다. 어찌보면 '그들만의 잔치'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다른 대륙 국가들은 사실상 자리를 빛내주는 들러리 역할에 그쳤다.
역대 월드컵에서 결승에 오른 나라도 모두 유럽과 남미 국가들이다. 여타 대륙에서 월드컵 4강에 오른 경우는 원년인 1930년 우루과이 대회 때의 미국(3위)과 2002년 한일 대회 때의 한국(4위) 등 딱 두 차례다. 하지만 1회 대회 때는 세계 최강이라는 잉글랜드가 수준이 낮다는 이유로 불참하는 등 참가국이 13개 팀에 불과한 데다 축구가 지금만큼 세계적인 인기를 얻지 못할 때라 미국이 거둔 성적은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2002년 한국이 이룩한 4강 신화도 '개최국 이점'이 작용한 측면이 있어 평가절하되고 있는 형편이다.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는 아직 4강에 진출한 나라가 없다.
전문가들은 유럽-남미와 다른 대륙 간 축구 수준 차이가 좁혀지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유럽에는 축구 강국들이 수두룩하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중 유럽에 배당한 출전권은 13장이지만 탈락 국가들도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잉글랜드와 프랑스, 네덜란드 등도 유럽예선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남미에는 5.5장의 출전권이 주어지지만 그 속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영원한 우승후보들이 버티고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아시아 대륙에 4.5장의 출전권을 배당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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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호날두(왼쪽)와 브라질의 카카 |
그러나 이번 남아공 대회에서 보듯 당초 예상보다는 그 차이가 빨리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만 해도 원정 경기에서 처음으로 유럽국가인 그리스를 꺾고 16강에 올랐고, 일본도 덴마크를 누르고 16강에 합류했다. 80년 월드컵 역사상 2개의 아시아 국가가 16강에 동반 진출한 것은 2002년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이었다. 또 가나는 8강까지 오르며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세웠다. 가나는 준결승 진출도 가능할듯 했지만 우루과이에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배하며 아프리카 최초의 4강 꿈이 무산됐다. 북중미의 미국과 멕시코도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16강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뉴질랜드와 남아공도 선전했다.
세계 축구계는 특히 아시아권 국가를 주시하고 있다. 클럽 축구가 활성화된 유럽에 비할 바가 못되는 축구 인프라를 갖고 있지만 특유의 조직력에다 선진 축구가 가미되면서 상상 이상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 북한 등 아시아 축구는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끈끈한 조직력이 강점이다. 출전 여부에 불만을 품고 감독에 항명하거나 벤치에서 난동을 부리는 행위는 아시아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세계 언론들이 조만간 유럽과 남미에 대항하는 또 하나의 세력으로 아시아권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리고 그 무대는 2014년 브라질 대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