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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허진호의 선수촌 일기] "곧 결전의 날… 믿을 건 나 자신뿐"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11 21:42:3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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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9일 출국했다. 독자들이 이글을 읽을 때 이미 광저우에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 마지막 며칠을 바쁘게 보냈다. 지난 6일 태백에서 태릉으로 돌아왔고 8일 결단식을 가졌다. 그 사이 7일(일요일) 오후에 아주 짧은 자유시간을 가졌다. 지난달 전국체전이 끝나고 입촌한 뒤 한 번도 자유시간없이 훈련에만 몰두했다.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친구를 잠시 만나 긴장을 풀었다. 그리고 출국하기 전에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체전 이후로 못 본 부모님과 그동안 나를 지도해준 코치 선생님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빠짐없이 연락을 했다. 그들의 기를 듬뿍 받아 가고 싶었다. 특히 얼굴도 보지 못하고 떠나는 부모님에게 잘 다녀오겠다는 말을 했을 때는 가슴이 조금 아팠다. 선수촌에 있을 때도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묻는 부모님께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지금 기분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비슷할 것이다. 빨리 시합을 끝내고 싶다. 그것 뿐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복싱은 보름 동안 경기 하고 체중 조절도 해야한다. 끝까지 피를 말릴 것이다. 그런 긴장감에서 빨리 해방되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이제는 누구에게 의지할 수도 없다.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 나는 원래 기독교 신자였는데 종교가 바꿨다. 혼자서 운동을 하면서 나 자신을 믿게 됐다. 링에서 상대 선수와 경기를 벌여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직 누구랑 싸워야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대진이 결정되지 않았다. 감독님은 광저우 현지에서 대진 결정을 한다고 했다. 미리 경기를 해야 할 상대가 정해진다면 준비를 할 수 있지만 조금은 막막한 기분도 든다. 누가 출전하는지도 아직 정확하게 모른다. 답답하기도 하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나와 같은 체급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비슷한 기분일 것이다. 더욱이 나는 국제 대회에서 크게 알려진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 선수가 나를 보고 더 당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키가 192㎝나 되는 한국선수는 아마도 처음 볼 것이다.(ㅋㅋ)

몸상태는 좋다. 몸무게는 2㎏정도 더 나간다. 이 정도면 문제 없다. 운동해서 땀 실컷 흘리고 한 끼 정도 식사 조절하면 해결된다. 다른 선수들이 체중 조절한다고 힘 겨워하는 것에 비하면 나는 휘파람을 불 정도다. 이제는 훈련이 아니고 실제 상황이다.

광저우AG 복싱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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