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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에서 한국선수들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
- 선수들, 함께 모여 각오 다진뒤
- 金2, 銀1, 銅3 사상 최고의 성적
- 체격 좋은 유럽선수 대응 목표
- 스피드 향상 집중 훈련이 결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의 '효자 종목'은 양궁과 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이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이들 종목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무관심과 어이없는 오심을 이겨내고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펜싱 대표팀은 이번 대회 최고의 '히트 상품'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최악의 오심으로 불안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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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펜싱 에페 단체전에서 5일 새벽(한국시간) 은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펜싱은 이번 올림픽에서 대회 초반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가장 많은 기대를 모은 남현희(31)가 준결승과 3, 4위전에서 잇따라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노메달에 그쳤고, 구본길(23) 등 세계 상위 랭커들이 대거 포진한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도 16강의 벽을 넘은 선수가 없었다.
대회 사흘째에는 역대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을 '오심 스캔들'로 신아람(26)이 메달을 도둑맞으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역대 올림픽 5대 오심으로 꼽힐 정도로 황당한 판정이었지만 국제펜싱연맹(FIE)은 끝내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욱이 대한체육회와 대한펜싱협회의 사후 처리도 매끄럽지 못해 펜싱 대표팀은 다시 한번 큰 상처를 입어야 했다. 대한체육회는 비밀리에 신아람의 공동 은메달을 추진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를 거부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시련이 오히려 약이 됐다
펜싱 대표팀은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었지만 이는 오히려 선수들이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신아람의 오심 파동 이후 선수들은 선수촌에 모여 "우리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주자"고 결의했고, 이후 기적과도 같은 메달 레이스를 시작했다.
대표팀의 '맏형' 최병철(31)이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분위기를 바꿨고, 다음 날 남자 에페 정진선(28) 역시 개인전 동메달로 메달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이번 대회 최고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지연(24)이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맥을 캐면서 '신아람 사건'의 악몽은 조금씩 잊히기 시작했다.
이후 남현희가 주축이 된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개인전 노메달의 수모를 딛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땄다.
마지막 날에는 신아람을 앞세운 여자 에페 대표팀이 단체전 은메달까지 따내면서 오심 악몽을 완전히 떨쳐냈다.
■빠른 스피드 '한국형 펜싱' 적중
한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9개 종목 가운데 남자 사브르 개인전을 제외한 8개 종목에서 4강 진출자를 배출하며 세계 펜싱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는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김용율 총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의 탁월한 조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팀 지도자들은 체격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스피드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리 선수들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앞뒤로 움직이며 상대의 리듬을 흔들었다.
선수와 코치들은 휴일도 반납한 채 선수촌에서 지독한 훈련을 거듭하며 강인한 체력을 만들었고, 체력이 바탕이 된 빠른 움직임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김지연과 구본길, 신아람 등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나이여서 당분간 한국 펜싱은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