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정당당 실력으로 보답해야
지난 1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통신 라이벌' 부산 KT와 서울 SK의 경기는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무리 라이벌전이라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으로 마찰을 일으키는 모습에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양 팀 선수들은 3쿼터 종료 1분40초를 남긴 상황에서 SK 변기훈이 KT 조성민에게 반칙을 범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충돌했다. 조성민은 변기훈의 반칙에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를 지켜보던 SK 김민수가 변기훈 대신 조성민과 언쟁을 벌였다. 이로 인해 김민수는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경기 종료 20초 전에는 SK 김민수와 KT 민성주가 리바운드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엉겨 붙었다. 민성주가 김민수를 향해 위협적으로 팔을 휘둘렀고, 이에 SK 해런 헤인즈가 민성주를 밀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다.
이 밖에도 경기 내내 양 팀의 선수들은 티격태격하면서 경기 흐름이 자주 끊겼다.
양측의 신경전은 경기가 끝나서도 계속됐다. KT 김승기 수석코치는 경기 종료 후 '동기생'인 SK 문경은 감독에게 김민수의 경기 매너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고, 헤인즈가 거친 언행으로 이에 대응하면서 양측이 집단 몸싸움을 벌일 위기까지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KT 팬이라는 박수근(33) 씨는 "팬들은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깨끗한 경기를 펼치기를 바란다"며서 "물론 SK 쪽의 잘못도 많지만 KT는 경기에서도, 매너에서도 졌다"고 말했다.
양 팀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성탄절 열린 3라운드 맞대결 당시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SK가 65-46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SK가 타임아웃을 부르자 KT 전창진 감독은 곧바로 타임아웃을 요청하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지난달 20일 4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그동안 쌓였던 앙금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다.
프로 경기에서 라이벌전은 항상 긴장감이 흐르기 마련이다. 상대를 반드시 꺾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경기 자체로 해결해야 한다. 다음 달 16일 SK의 홈인 서울에서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을 벌이는 두 팀이 보다 성숙해진 경기 매너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