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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볼트의 여유만만 레이스 '기록보다는 우승'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8-18 02: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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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27·자메이카)는 '전설'로 가는 길에서 기록보다는 순위를 선택했다.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전에서 볼트는 19초6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우승으로 볼트는 역대 세계대회 사상 처음으로 200m 3연패를 달성하고 100m와 200m를 두 차례 동시 석권하는 등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기록을 쏟아냈다.

마지막 날 열리는 400m 계주 경기를 남겨둔 볼트는 여기서도 우승한다면 또 세계육상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사상 처음으로 단거리 3관왕에 두 차례 오르는 주인공이 되고, 미국의 '전설' 칼 루이스와 같은 8개의 통산 금메달을 수확한다.

볼트는 이미 은메달 수에서 루이스에 앞서 역대 최고의 육상 선수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기록을 살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 9초58, 200m 19초19라는 세계기록을 수립한 이래 볼트는 4년째 신기록 행진을 멈췄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9초63이라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가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 이상의 기록을 만들지 못했다.

이번 대회 볼트는 100m에서 역대 17위권인 9초77의 기록을 세웠고, 200m에서는 19위권에 해당하는 19초66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을 세우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았던 탓도 있다. 100m 결승이 열린 12일에는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볼트의 레이스를 방해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다리에 통증을 느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011년 대구 대회에서 충격적인 부정출발로 실격한 기억이 있어 스타트에서의 약점을 극복하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외부 조건을 고려하더라도 주종목인 200m에서 보여준 레이스는 기록 자체보다는 순위에 더 중점을 두는 모습이었다.

결승 총성과 함께 무난히 출발한 볼트는 곡선 주로를 빠져나오는 시점에 이미 눈에 띌 정도로 다른 선수들에 앞서 있었다.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도가 더해진다면 더욱 차이를 벌릴 수 있었겠지만, 오히려볼트는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일찌감치 우승을 자축하며 속도를 줄였다.

지켜보던 팬의 처지에서는 아쉽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한때 볼트가 무서운 페이스로 연거푸 세계기록을 새로 쓸 때만 하더라도 육상계에서는 곧 100m를 9초3∼4대에 주파하고 200m를 18초대에 주파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기대가 퍼져 있었다.

하지만 볼트의 기록이 더 올라가지 않으면서 이런 기대도 멀어지고 있다.

볼트는 세계기록을 작성한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전설이 되겠다"고 공언해 왔다.

물론,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휩쓴 금메달 숫자만 놓고 봐도 볼트가 세계육상계에 한 획을 그을 전설이란 데 이견을 달 이는 없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여러 기록이 쏟아지리라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기록보다 우승 자체에 비중을 두는 볼트의 질주가 아쉽기만 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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