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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플러스] 하나된 장애인·비장애인…탠덤 사이클을 아시나요

파일럿·시각장애인 2인조 경기…부산 유일 선수 스포원 김종규, 경륜선수 박성호와 7년째 호흡

  •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   입력 : 2017-12-21 19:28:59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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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려는 필수 … 브로맨스 남달라
- 장비 등 지원 부족한 건 아쉬워”

찬 바람이 쌩쌩 부는 21일 부산 금정구 스포원 경륜장. 2인용 자전거 한 대가 외롭게 벨로드롬을 돌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자 속도가 장난 아니었다. 자전거에는 커플 대신 건장한 사내 두 명이 타고 있었다.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의 정식 종목인 탠덤 사이클 훈련 현장이다. 뒷좌석에서 페달을 밟은 주인공은 부산 유일의 탠덤 사이클 선수인 김종규(34·부산지방공단 스포원)이다.
부산에서 한 명뿐인 탠덤 사이클 선수 김종규(뒤)와 파일럿 박성호가 21일 금정구 스포원파크 경륜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탠덤 사이클은 방향을 잡는 파일럿(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 선수가 2인용 자전거를 타고 치르는 경기다. 트랙과 도로 부문으로 나뉜다. 1 대 1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개인추발과 ▷같은 거리를 얼마나 빨리 통과하는지를 겨루는 타임 트라이얼 ▷한꺼번에 출발해 순위를 매기는 레이스로 세부 종목이 진행된다. 출전 종목에 따라 자전거 바퀴와 기어·장비도 다르다.

김종규(왼쪽), 박성호
두 명의 선수가 함께 나서는 경기인 만큼 파일럿과의 호흡이 승패를 가르는 관건이 된다. 이날 훈련에 함께한 박성호(36·부산경륜선수회)는 현역 경륜 선수로 활동하면서 7년째 김종규의 훈련을 돕고 있다. 박성호는 “처음 몇 년간은 호흡이 안 맞아 힘들었는데 이제는 (김)종규가 언제 힘을 쓰는지 안 보고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종규도 “오래 알고 지낸 만큼 친형 같은 존재다. 주로 제게 맞춰 주려고 하셔서 도움받을 때가 많다. ‘브로맨스’가 남다르다”며 웃었다.

선천성 시각장애를 가진 김종규는 2006년 탠덤 사이클 선수로 입문해 2010년 스포원에 입단했다. 그는 2010년 광저우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사이클 남자 개인전 B(시각장애) 추발 4km 종목 2연패를 달성한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다.

“앞이 안 보이는 사람이 자전거를 탄다는 것 자체가 두려움이죠. 게다가 두 명이 같이 타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지금까지 눈과 발이 돼준 많은 파일럿 선수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용 훈련장이 없는 건 아쉽다. 경륜이 열리지 않는 요즘은 훈련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반면 경륜시즌에는 점심시간을 쪼개 트랙을 사용해야 한다. 비장애인 아마추어 선수나 경륜 선수들의 훈련이 우선인 탓이다.

장비도 대부분 사비로 구매하고 있다.파일럿 섭외도 김종규의 몫이다. “파일럿 고용이나 장비 구매 모두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해요. 장애인체육회나 스포원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네요.”

지난 6일 지체장애 2급 김지호(28)와 3급 정재호(22)가 스포원에 입단했다. 이날도 두 선수는 탠덤 사이클 뒤를 바짝 쫓으며 훈련에 열중했다. 김종규는 이제 지도자로 변신하려 한다. “장애인 사이클 지도자 자격증 2급을 땄어요. 앞으로 더 경험을 쌓아 후배들을 잘 도와주고 싶습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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