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공격적 투자 나설 듯
- 긴축기조 롯데, 라이벌 등장
- 기존 전략 수정 초대형 변수
롯데그룹의 경쟁자인 신세계그룹이 한국프로야구(KBO)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유통 공룡’인 두 회사가 이제는 그라운드에서 야구 대전을 벌이게 됐다. 지출 규모를 줄여오던 롯데 자이언츠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유통 공룡들 그라운드서 한판 승부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SK텔레콤이 소유한 SK 와이번스 지분 100%를 1352억8000만 원에 인수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가칭 ‘이마트 와이번스’ 혹은 ‘신세계 와이번스’는 올 시즌부터 KBO리그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KBO 규약에 따르면 지배주주를 변경하는 구단은 전년도 11월 30일까지 총재에게 구단 양도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고 하지만, 시급하다고 인정되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총재는 신청기한을 조정할 수 있다는 예외 상황을 적시하고 있다.
신세계는 야구단 인수를 통해 스포츠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정용진 부회장은 평소 야구단 운영에 관심을 보여왔고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 만큼 새로 인수하는 야구단에도 돈을 풀 것으로 점쳐진다. 스포츠 마케팅은 소속 구단이 게임에서 승리를 거듭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한국시리즈를 노려볼 때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팀이 하위권에 머물면 모기업 이미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SK 와이번스는 2020시즌에는 9위에 머물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4회 우승한 명문구단이다. 여기에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면 ‘극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신세계의 SK 구단 인수 소식이 들리자 ‘추신수 영입설’도 나왔다. 지난해까지 미국프로야구(MLB)에서 활약했던 추신수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지만 아직도 새 팀을 찾지 못하고 있어 KBO 진출설이 나온다. SK는 그의 우선 지명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마냥 허리띠 졸라맬 수 없어
유통계 맞수인 롯데 역시 자극받을 수밖에 없다. 수년 동안 연봉 1, 2위를 기록했던 롯데 자이언츠지만 지난해 성민규 단장이 부임하면서 지출 규모를 줄여왔다. FA 시장 큰손이었음에도 최근에는 별다른 관심도 두지 않았을 정도다. 그렇지만 이번에 신세계가 KBO에 뛰어들면서 기존 전략을 고수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
이마트는 또 새로운 유통 플랫폼이자 고객과의 접점으로 야구장을 선택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쇼핑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프로야구 관중 60%는 20·30대로 앞으로 이들에게 이마트 브랜드를 새롭게 각인시킬 수 있게 됐다.
‘맞수’ 롯데는 비상이 걸렸다. 신세계는 비교적 신축 구장인 인천 문학경기장을 이용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노후한 사직구장에서는 물리적 한계 탓에 마케팅 활동을 펼쳐도 비교가 된다. 유통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26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롯데가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글로벌 기업보다는 신세계처럼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이 프로야구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또 프로야구단은 모기업만 바라볼 게 아니라 독립된 사업체로 자생력을 키워야 하는데, 롯데는 사직구장이 워낙 낙후해 이대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 부산시와 협의해 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