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근·심경섭 잔여경기 못 뛰어
‘학교폭력(학폭)’ 논란이 스포츠계를 뒤흔들고 있다. 과거 학폭 의혹이 제기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25)은 국가대표 자격이 무기한 박탈됐고, 소속 팀에서도 무기한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전문체육, 생활체육 및 국가대표 운영 단체로서 이번 학폭 사태로 인해 많은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재영과 이다영을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도쿄올림픽 등 향후 국가대표 선수 선발 대상에서 무기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재영·다영 자매의 중학교 시절 학폭 전력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온 지 닷새 만의 조처다.
배구협회는 전날 실무회의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두 선수가 국가대표팀 주축이자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에 공이 많은 배구계 스타라는 점을 들어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영·다영 자매는 전주 중산초등학교, 경해여중, 선명여고에서 내내 함께 뛴 뒤 올 시즌 흥국생명에서 다시 뭉쳤고, 국가대표팀 기둥으로 활약했다. 배구협회는 전력 손실이 크겠지만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부적격한 행동에 대해 일벌백계한다’는 차원에서 중징계를 결정했다. 협회는 “현재 제기되는 학폭 사건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국가대표 지도자 및 선수 선발 때 철저한 검증을 통해 올림픽 정신을 존중하고 준수하며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국가대표팀에 임할 수 있는 지도자 및 선수만을 선발하겠다”고 설명했다.
소속팀인 흥국생명도 이들 자매에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흥국생명은 이날 “이재영·다영 선수가 중학교 시절 학폭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정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학폭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두 선수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깊이 반성하고 있다. 구단도 해당 선수들의 잘못한 행동으로 인해 고통받은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두 선수 비중이 워낙 커 이 같은 결정은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에게 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쿄올림픽이 코앞이고, 흥국생명은 독보적 리그 1위를 유지하다 학폭 논란 이후 최근 경기에서 완패를 당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남자부에서도 학폭 논란이 거세다. OK금융그룹 레프트 송명근과 심경섭은 지난 13일 온라인상에서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자, 고교 시절과 중학생 때 A 씨를 폭행했다고 시인했다. 소속팀은 곧바로 사과하고, 자숙의 의미로 2020-2021 V리그 잔여경기에 이들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스포츠계 학폭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는 2018년 1차 지명 신인 안우진을 향해 학폭 논란이 이어지자 정규시즌 50경기 출장 정지라는 자체 징계를 했다. 아마야구를 이끄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그에게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며 사실상 국가대표로 뛸 수 없게 했다. 지난해 NC 다이노스는 1차 지명 B 고교 C 선수가 학폭 가해자였다는 내용이 폭로되자 지명을 철회하기도 했다. 반복되는 학폭 논란에 학교 스포츠부 전수조사와 예방기구 설치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