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경기 타율 0.316로 리그 1위
- 주루플레이 허술해 하위권 신세
- 도루 고작 5번 시도해 모두 실패
- 주루사 4회로 리그서 가장 많아
- 뛰는 야구 없인 승리 장담 못 해
팀 타율 3할이 넘는 압도적인 타격을 갖춘 팀이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다. 최악의 주루플레이와 도루저지율이 어우러진 결과로, 이를 개선하지 못하면 가을야구는 힘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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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정훈이 지난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홈으로 뛰어들다 태그아웃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
12일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기록을 보면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7경기 동안 평균 타율 0.316을 기록해 이 분야 압도적인 1위 팀이다. 다음으로 타율이 높은 NC 다이노스(0.283)보다 3푼, 타율이 가장 저조한 키움 히어로즈(0.206)와 비교하면 1할 이상 차이가 난다. 홈런은 7개를 때려 3위에 올라 파괴력도 만만찮다. 평균 팀 타율이 이 정도면 상대 팀 투수는 던질 곳을 못 찾는다고 보면 된다.
이렇듯 롯데는 타율에서 무시무시한 팀이지만 성적은 하위권이어서 의문을 자아낸다. 3승 4패로 7위를 기록해 진 경기가 이긴 경기보다 많다. 사실 타율은 순위와 큰 상관관계가 없어 보인다. 5승 2패로 1위를 달리는 LG 트윈스는 팀 타율이 0.235이다. 4승 3패로 2위권에 있는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의 팀 타율도 각각 0.256, 0.210에 불과하다.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이 4.86으로 KIA 타이거즈 다음으로 높지만, 타율이 높아 자책점만으로 이런 순위를 이해하긴 어렵다.
하지만 주루플레이 기록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롯데는 지난 7경기 동안 리그에서 비교 불가능한 최악의 주루플레이를 펼쳤다. 5번 도루를 시도해 10개 팀 중 끝에서 두 번째로 소극적인 ‘발야구’를 했으며 성공률은 0%를 기록했다. 안타 83개를 때렸지만 3루타는 없고 2루타 역시 14개에 불과해 생산성이 낮았다. 도루만 최악의 기록을 남긴 게 아니다. 주루사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4차례나 당했다. 반면 도루저지율은 12.5%로 리그 최하위다.
다른 팀도 비슷한 상황일까. 도루가 그만큼 어려운 걸까. LG와 kt 위즈는 11번 시도해 9번, 키움은 9번 시도해 8번, SSG는 7번 시도해 6번 성공했다. KIA가 7경기 동안 4차례만 도루를 시도했지만 성공률은 100%였다. 롯데 다음으로 도루를 못 한 팀은 NC. 그래도 5번 시도해 2번은 플레이트를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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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1루로 귀루하다 잡히는 배성근. |
롯데처럼 이런 ‘앉은뱅이 야구’만 해서는 승리를 거머쥘 수 없다. 정규리그 초반이지만 36경기를 치른 현재 볼넷은 304개, 몸에 맞는 볼은 50개나 나왔다. 이닝당 한 개가 넘는 사사구가 나온 셈이다. 야구는 사사구로 출루해 도루에 성공하면 안타 한 개로도 점수를 낼 수 있는 스포츠다. 이 때문에 타격보다는 주루플레이에 능한 팀이 수위를 차지했다.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롯데 야구는 거꾸로 간다. 시원한 방망이질로 출루하지만, 주루플레이에 실패해 홈을 찍지 못하고 중도 횡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11일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도 2회말 무사 1·2루에서 김준태가 1루타를 때렸지만 2루 주자 정훈이 3루를 돌아 무리하게 홈을 훔치려다 여유 있게 태그아웃을 당하는 등 안타까운 주루플레이가 이어졌다.
방망이질이야 선수 역량이지만, ‘대도’ 전준호나 ‘슈퍼소닉’ 이대형 같은 선수가 없는 한 주루플레이는 코치진 몫이다. 롯데 허문회 감독도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더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기록만 보면 차라리 도루 시도를 안 하는 편이 나았다.
야구팬은 점차 발야구인 ‘스몰볼’을 즐긴다. 효과적인 주루플레이 없이는 타자들이 평균 3할을 때려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롯데는 뼈저리게 새겨야 할 시점이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