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허 감독 “데이터 보고 결정”
한국프로야구(KBO)에서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결과에 따른 책임도 감독이 져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지난 11일 막판 승부처에서 지시완이 아닌 강태율을 썼고 이 카드가 실패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11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를 치른 후 폭발한 롯데 팬들의 불만에 직면한 것이다. 허 감독은 머리에 공을 맞은 이후로 경기에 나오지 않았던 마차도까지 출전시키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이날 엔트리에 있는 야수 15명 중 지시완만 내보내지 않았다. 특히 연장 11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강태율이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가 그대로 끝나자 팬들은 감독의 판단에 불평을 쏟아냈다.
지시완은 지난달 3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연습경기에서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땐 중용되지 못했다. 이후 지난 6일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서 7회초에 이병규의 대주자로 나온 후 5 대 5로 맞선 9회초 동점 상황에서 타석에 올라 결승 2루타를 때려 10 대 5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 출전한 경기에서 이룬 쾌거였다. 그러나 지시완은 다음 두 경기에서 선발 출전은 물론 대타 기회도 받지 못해 팬들 사이에서 허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일부 팬은 허 감독이 지시완을 성민규 단장의 선택이라 외면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지시완은 2019년 11월 그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았던 장시환을 한화 이글스로 보내고 받아온 포수였다. 그는 한화에서 2018~2019년 157경기를 소화한 주요 1군 자원이었다. 그렇지만 허 감독은 “타격에는 재능이 있다”면서도 수비가 불안하다며 그를 찾지 않았다.
사태가 과열되자 야구계 원로들은 쓴소리를 했다. 유승안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대체 누가 프로야구 감독의 선수 기용에 콩 놔라 팥 놔라 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과도한 간섭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에 대해 허 감독은 “선수들 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그런 이슈가 나왔다는 게 우리 팀 전체에 힘든 일”이라며 “데이터를 보고 결정한 것이다. 어떻게 열 손가락 다 아프지 않겠나. 정말 공정하게 기용하려고 노력하는데 안 좋은 결과가 나와서 ‘멘붕’이 온 상태”라고 말했다. 137경기나 남은 상태에서 선수 기용 문제가 감독과 프런트 간 갈등의 재연으로 비춰지는 건 올 시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권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