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드필더 김진규 부상딛고 골맛
- 공격 안병준·박정인 의존 탈피
- 수비진도 가세, 공격라인 다양화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닥공(닥치고 공격) 팀’으로 거듭날 조짐을 보인다. 아이파크는 전통적으로 공격이 강한 팀이었지만 올 시즌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11경기에서 득점(14점)보다 실점(16점)이 더 많은 등 공격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10일 열린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하나원큐 2021 K리그2(2부 리그) 11라운드 홈 경기는 이런 우려를 한 번에 불식시켰다. 이날 팀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골(4골)을 몰아치면서 ‘공격본능’을 되살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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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규(왼쪽), 안병준 |
아이파크는 지난 10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K리그2 11라운드 경기에서 김진규와 황준호, 안병준의 잇단 골로 4 대 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부산은 승점 16점(5승 1무 5패)으로 리그 5위, 중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전반 초반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경기는 부산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기울었다. 아이파크 김진규는 전반 21분 최준이 오른쪽 측면을 쇄도하면서 강하게 패스한 볼을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받아 대전 골망을 흔들었다. 팀의 2, 3번째 추가골은 황준호가 잇따라 작렬했다. 전반 29분 오른쪽 측면에서 이상헌이 올린 ‘택배크로스’를 골대 쪽으로 뛰어들던 황준호가 머리로 받아 골로 연결했다. 3분 뒤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전반 32분 코너킥 기회에서 드로젝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황준호가 헤더로 완성했다.
후반 7분 대전 정희웅이 만회골을 터트리면서 위기가 찾아왔지만, 후반 17분 교체 투입된 안병준이 12분 뒤 최준의 미드필드 오른쪽 스로인을 넘겨받아 골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터닝 왼발슛으로 골을 완성,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리그 6호골을 작성한 안병준은 K리그2 ‘최다 득점’과 ‘공격포인트’(8점·6골 2도움) 부문 단독 1위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그간 안병준 박정인 위주로 움직이던 부산의 공격라인이 다양화됐다는 점은 이날 경기의 최고 수확으로 꼽힌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진규가 작년 7월 4일 K리그1 강원 FC전에서의 골 이후 10개월 만에 부상을 딛고 K리그 통산 15호골(올 시즌 첫 골)을 쏘아 올리며 부활했다. 김진규는 이날 골로 시즌 공격포인트를 2점(1골 1도움)으로 올렸다.
미드필더 이상헌과 공격수 드로젝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2득점에 힘을 보태며, 시즌 도움을 각각 1개와 2개로 늘렸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드로젝이 경기 도중 보여준 날카로운 킥력은 대전 수비수의 간담을 여러 차례 서늘하게 만들었다.
수비수의 활발한 공격 가담도 눈에 띄었다. 풀백 최준이 부지런히 공격에 가담하면서 이날에만 2도움을 올려 시즌 공격포인트를 3점(1골 2도움)으로 늘렸고, 센터백 황준호는 K리그 데뷔골이자 2호골을 한 번에 터트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쳐 이날 경기의 최고 선수(Man of the Match)로도 선정됐다. 안병준(6골)과 박정인(2골)에 이어 황준호도 멀티골 대열에 합류하면서 박정인과 황준호는 K리그2 최다 득점 부문 공동 8위를 기록 중이다. 부산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은 지난 10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전의 장점인 중원플레이를 차단하고자 중앙 미드필더진을 강화하고, 상대 양 사이드를 찌르는 플레이를 했는데 사이드의 최준 등이 이를 잘 받아줬다. 어린 선수들이 매일 성장하고 오늘 좋은 결과를 보여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리그 경기에서 안병준 박정인 김진규 황준호 발렌티노스(2라운드 대전전) 정훈성(5라운드 안산전) 최준(7라운드 경남 FC) 등 골맛을 보거나 드로젝 이상헌 박민규(9라운드 부천전) 등 도움을 기록한 선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아이파크는 누구나 공격수가 되는, 두터운 공격층을 선보였다. 강한 공격은 수치로도 입증됐다. 아이파크는 슈팅 시퀀스 비율(시작된 볼 소유가 슈팅으로 끝난 경우로, 상대 팀에 볼을 빼앗기거나 소유권을 잃지 않은 상태로 슈팅까지 연결하면 공격 전개의 완성도가 높음을 의미)이 8.58%, 4득점으로 1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K리그2 ‘공격완성도 톱5 팀’(지난달 기준)에 김천 상무(8.60%)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공격수의 수비 가담, 수비수의 공격 가담 등 공수 전환을 빠르게 가져가면서 공격 성향을 유지하는 11라운드 경기 기조를 리그 후반까지 잘 유지한다면 팀의 목표인 ‘어리지만 강한 아이파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패배 후엔 승리하고 승리 후엔 패배하는 지금까지의 공식을 연승 기록으로 깰 필요가 있다. 11라운드까지 부산은 연승도 연패도 없는 ‘패→승→패→승’ 패턴의 기복 심한 경기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