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일 양측 관계자 면담 예정
- 타 구단은 코로나 확산 전 완료
- 市·kt 회의 전부터 ‘동상이몽’
- 시는 훈련장 부지 제안 전망
- 구단은 재정난 탓 난색 표할 듯
연고지 정착을 차일피일 미뤄왔던 남자프로농구(KBL) 부산 kt 소닉붐(국제신문 지난달 27일 자 15면 보도)이 부산시와 협상 테이블을 곧 마련한다. 그렇지만 지역농구계는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1일 부산시와 kt 구단에 따르면 오는 4일 양쪽 관계자는 면담을 진행한다. 부산시는 kt에 부지 제공 조건으로 훈련장 건립을, kt는 사직체육관 옆 보조경기장 리모델링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kt 구단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지난 시즌 관중을 못 받아 적자가 상당했고, 오는 시즌에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수백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역시 지난해 같은 문제로 대규모 재정 지출을 한 상태라 새 훈련장을 지어줄 여력이 없다. 연 7만 명이 활용하는 보조경기장을 특정 구단에 내주는 일도 민원 발생 등을 이유로 꺼린다.
문제는 KBL이 2017년 6월에 연고지 정착제를 확정·발표해 감염병 확산 전 일을 매듭지었어야 했다는 점이다. 원주 DB 프로미와 창원 LG 세이커스는 연고지 정착을 끝냈다. 이전 논란이 있었던 전주 KCC 이지스도 정착 기한인 2023-2024시즌 전에 경기 용인에 있는 구단 사무국과 훈련장 등을 연고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2019년 전주실내체육관 신축을 약속하면서 구단의 지역 완전 정착, 지역사회 활동 활성화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KCC 구단도 사인회 등 이벤트성 행사보다 유소년클럽을 활성화하겠다고 화답했다. 부산농구협회 박종윤 부회장은 “다른 구단은 수년 전에 연고지 정착 문제를 끝냈는데 부산은 이제 면담을 시작한다니 안타깝다. kt에 연고지 정착 의지가 별로 안 보인다. 시가 kt에 (경기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할 수 있는 명분만 만들어 주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지역농구 인기가 시들해져 kt가 연고지를 옮기려는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농구 인기가 급감하는 중에도 kt의 관중 이탈 속도는 유독 빨랐다. KBL 자료를 보면 총관중은 2011-2012시즌 119만525명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매년 감소해 감염병 확산 직전인 2018-2019시즌에는 76만3891명으로 35% 줄었다. 같은 기간 kt는 14만4584명에서 7만613명으로 감소해 반 토막이 났다.
그렇지만 kt의 관중 수 급감은 지역팬을 철저히 외면해온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kt는 인구 337만 명인 광역시를 연고지로 뒀고 홈구장도 도심지에 있지만, 인구 35만 명인 강원 원주와 65만 명인 전북 전주를 연고지로 둔 구단과 비슷한 규모의 관중이 홈경기를 찾는다. 2018-2019시즌 기준 kt의 평균 관중은 2615명. 같은 해 원주 DB와 전주 KCC는 각각 2377명, 2597명을 기록했다.
한 지역 농구 관계자는 “온천천이나 낙동강 변 농구대는 항상 북적이고, 체육관 농구 코트 대여는 하늘의 별 따기일 정도로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kt에 스타 선수들이 있지만 농구교실은커녕 흔한 사인회도 잘 하지 않는다.
kt가 20년 가까이 ‘부산’ 간판을 달고 뛰지만 지역팬을 위해 한 일이 별로 없다는 말”이라며 “kt가 떠난다면 농구팬이 직접 관람을 못 해 아쉽겠지만 유소년 선수들이 상실감을 느낄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kt 구단 관계자는 “최근 5년간 3차례 3 대 3 농구대회를 시행했다. 매 시즌 개막 때 중구 광복동 야외무대에서 출정식과 함께 팬사인회를 열었고 명랑운동회 등 팬 초청행사도 있었다”며 “선수들이 지역 학교 농구부를 방문해 일일 농구교실도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권용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