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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프로농구 kt 사실상 ‘야반도주’ 수순

18년 연고지 부산 ‘배반’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06-08 19:35:4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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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市 면담 3일 뒤 연고지 이전 신청
- 박형준 시장, 구단 결정 맹비난
- 연고제 무력화 KBL 책임론도

2003년부터 부산과 18년을 함께한 한국프로농구(KBL) kt 구단은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부산시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한국 프로농구사에는 오리온 구단이 대구에서 경기 고양으로 ‘야반도주’한 것과 같은 흑역사가 kt로 인해 추가됐다. 농구단이 싼 임대료를 찾아 떠나는 자영업자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8일 부산시와 kt에 따르면 kt의 연고지 이전 작업은 매우 신속하게 진행돼 왔다. 지난 4일 부산시와 면담을 거친 후 7일 오전 KBL 연맹에 연고지 이전 신청을 했다고 시에 알렸다. 당시 시가 제안한 첫 번째 안인 부지를 받아 새 경기장과 훈련장을 짓는 것은 어렵다는 이유로 발 빠르게 이전 작업을 진행했다. 시는 구단이 요청한 훈련시설 지원, 홈구장 사용료 인하 및 시설개선 등을 검토할 겨를조차 없었다. 지역에 정착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이 여러 차례 오가는 게 보통이지만 모든 게 생략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kt 구단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지난 4일 공식적인 업무협의를 시작했으나 7일 복합적인 사유로 제안 거절 의사와 수원 연고지 이전을 통보받았다”며 “시 행정부시장이 kt 농구단 모기업인 케이티스포츠 사장과 협의하려 했지만 구단 측은 시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이전할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전 구단과 시는 연고지 정착에 뜻을 모으고 KBL 연맹에 올린 이전 안건을 내리기로 합의했지만, 이날 오후 4시 돌연 구단은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시에 일방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거센 비난을 받는다.

그동안 시와 구단은 연고지 정착과 관련한 과제를 놓고 별다른 협의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 kt에 따르면 지난 4일을 포함해 지난해 9, 10월과 지난 1월 네 차례 시 관계자와 만난 게 전부다. 수원에는 구단 사무국과 훈련장, 경기장이 있고 홈구장도 규모가 크지 않아 사용료를 아낄 수 있다. 홈팬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수원행이 경제적으로는 합리적인 판단이다. 이 때문에 농구계 전반에선 kt가 지난 4일 면담 전에 이전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kt는 9일 KBL 이사회 결정에 따라 수원으로 연고지를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KBL 이사회 이사진 13명 중 10명이 각 구단 단장인 까닭에 그간 구단의 연고지 이전은 쉽게 이뤄졌다. 이 때문에 구단들은 국토대장정을 한다. kt는 전형적인 예다. 1997년 전신인 나산 플라망스가 광주에서 시작해 전남 여수를 거쳐 2003년 부산을 찍었고, 이전 안건이 통과하면 경기 수원으로 둥지를 옮긴다.

지역 연고제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 한 KBL 책임론도 나온다. 이전을 확정하면 KBL에 광역시를 연고지로 한 구단은 울산 현대모비스와 대구 혹은 인천을 연고지로 둘 한국가스공사 구단 2곳만 남는다. 반면 서울을 연고지로 한 구단은 2팀이나 되고, 나머지는 중소도시다. 각 구단이 팬보다는 지원이 후한 지자체를 찾다 보니 발생하는 기현상이다. 광역시에 연고지를 만든 후 새 팀이 생기면 중소도시에 연고지를 만들도록 하는 한국프로야구(KBO)나 한국프로축구(K리그)와는 차이가 크다. 

권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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