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던 거인 8-14로 역전패
- 팬들 “심판이 승부 뒤집어” 성토
- AI 판독 늦고 상하 S존 기술한계
- KBO, 리그서 당장 시행 어려워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 불만이 이어진다. 비디오 판독이 도입돼 오심 대부분이 잡히는 시대에 야구를 보는 팬들은 스트라이크존을 판단할 ‘로봇(AI·인공지능) 심판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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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지난 9일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이날 2회초 스트라이크 존에 던진 공을 두고 심판이 ‘노카운트’를 선언하자 판정에 항의하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
문제의 판정은 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불거졌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8 대 7로 앞서던 7회초에 신인 좌완 송재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송재영은 선두타자인 최용제를 만나 초구로 시속 140㎞ 직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얻어냈다. 이후 던진 포크가 볼, 직구가 파울로 연결돼 2스트라이크 1볼 상황을 맞았다. 결정구로 뿌린 바깥쪽 낮은 코스의 시속 141㎞ 직구는 절묘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고, 송재영은 삼진을 얻어내는 듯했다. 서튼 감독은 삼진을 자신한 듯 화이팅을 외쳤다. 하지만 심판의 팔은 올라가지 않았다.
신인 투수는 스트라이크 존이 요동치자 그때부터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볼넷으로 첫 타자를 내보낸 뒤 연속 안타를 허용, 1점을 내줬다. 허경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결국 무사 1, 2루에 주자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바뀐 투수 진명호도 홈런을 2개나 맞는 등 롯데는 7회에만 5점을 내줬다. 팽팽했던 양 팀의 대결은 심판이 송재영의 결정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아 결국 두산으로 기울어졌다.
스트라크존이 좁아진 걸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7회말에는 다시 넓어졌다. 두산 홍건희가 롯데 추재현에게 던진 슬라이더는 중계화면을 봐도 위쪽을 한참 벗어났다. 하지만 누가 봐도 볼인 이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았고, 이후 헛스윙까지 겹쳐 추재현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추재현도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심판에게 ‘(아까 그 공) 볼 아니었나’며 불만의 표정을 짓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앞선 2회초에는 이날 선발투수인 댄 스트레일리가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꽂았지만 심판은 ‘노카운트’를 선언해 논란이 일었다. 상대 타자였던 허경민이 타임을 요청했으나 심판은 이를 받아들이는 동작을 하지 않았고, 이에 스트레일리는 공을 던졌는데 투구 이후 심판이 노카운트를 모션을 취한 것이다. 스트레일리는 심판 판정에 신경질적으로 항의했다. 두산 측은 오히려 스트레일리의 ‘보크’를 지적 해 경기가 한동안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기는 결국 8 대 14 롯데의 패배로 끝났다. 롯데 팬들은 이날 경기에서 심판의 판정이 승부를 뒤집을 정도로 지나쳤다며 성토했다. 문제는 이런 심판 판정 논란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이참에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는 AI 심판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KBO는 2군 퓨처스리그에서 AI 심판을 테스트하는 중이다. 데이터 기계가 투수가 던진 공이 존을 통과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았을 때를 가린다. 주심은 이어폰으로 기계의 판정을 전달받고 그대로 콜한다. 2019년 미국 독립리그인 애틀랜틱 리그에서 세계 최초로 시범운영됐다. KBO도 지난해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심판들의 반대도 걸림돌이지만 당장 도입하기엔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기계 판독 후 심판에게 전달되는 데 1.5초 정도 시간이 걸려 경기가 다소 늘어지고 긴장감도 떨어진다. 문제는 또 있다. 선수마다 키가 다르기 때문에 심판들은 타자별로 위아래 스트라이크 존을 새롭게 정한다. 현재 기술로 좌우 스트라이크존은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지만, 상하 스트라이크존을 잡으려면 기술 발전의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당분간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사람이 맡아야 한다. 그렇지만 스마트폰으로 중계화면을 보며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지 벗어나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대에 팬들이 뒤죽박죽인 볼 판정을 언제까지 두고 볼지는 의문이다. 완성도가 떨어져도 사람보다 공정하다며 당장 AI 심판을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폭발하는 사태로 치닫지 않길 바랄 뿐이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