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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KBO 부정투구 단속, 투수 흔들기로 변질

키움, 롯데 프랑코에 의혹 제기…연습 투구했던 공까지 회수·확인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21-07-04 19:54:35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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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도 증거 없이 검사 요청 눈총
- 잇단 견제에 투수들 흐름 끊겨
- MLB, 이닝 끝난 뒤 이물질 검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벌어지는 부정투구와의 전쟁이 한국프로야구(KBO)에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특정 선수만 ‘아니면 말고’ 식으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어 논란이 커진다.

롯데 자이언츠 앤더슨 프랑코는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 정규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2회말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고 호투했다. 3회말 키움 공격을 앞두고 공수 교대가 이뤄질 때 키움 코치진이 심판에게 다가가 프랑코의 이물질 사용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프랑코가 제출한 글러브에 로진(투구 전 손에 바르는 하얀 가루)을 제외한 이물질은 나타나지 않았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성에 차지 않았는지, 프랑코가 연습 투구를 했던 공까지 회수해 더그아웃에서 끈적거리는지 굴려보며 확인하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해 질타를 받았다.

키움은 지난달 2일 경기 때도 심판진에게 프랑코의 부정투구 의혹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문제점은 없었다. 이유는 한결같다. 투구 전 유니폼을 만지는 행위가 의심스럽다는 것. 하지만 지난 1일엔 프랑코가 당하자 롯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롯데 최현 감독대행은 4회초 롯데 공격에 앞서 키움 선발 브리검의 부정투구 의혹을 제기하는 맞대응을 하면서 양 팀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와 관련, 지난 2일 최 대행은 “시즌 초반에 문제 제기했을 때는 이해가 됐다.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 투수라 모를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동일한 선수에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지적한 부분이다. 확실한 증거도 없이 그런 요청을 했던 부분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4일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는 2회초 이동욱 감독이 프랑코의 글러브 안에 이물질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때도 글러브에 묻은 물질은 로진이었다. 이렇게 유독 프랑코만 한 달 새 3번이나 이물질 검사를 받았다.

감독들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한 건 프랑코가 공을 던지다 유니폼 상의가 바지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으려는 행동이었다. 프랑코는 시즌 초에 이런 행동이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공을 쥐지 않은 손으로 상의를 문지르는 등 루틴을 수정했다. 특히 프랑코가 지난 5월까지 2승 3패 평균자책점 5.48로 부진할 때는 아무도 문제로 삼지 않았는데 지난달부터 구위가 살아나자 프랑코의 글러브와 모자, 유니폼을 체크해달라는 상대 팀의 요청이 이어진다. 팬들은 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멕시코 출신 사이드암 투수 세르히오 로모가 지난달 23일(한국시간) 경기 중 심판으로부터 이물질 검사를 요구받자 이에 항의하며 유니폼 하의를 완전히 내린 돌발행동을 떠올리며 ‘프랑코도 바지를 벗어야 하느냐’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으로 같은 의혹 제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코는 이르면 6일 선발로 등판하는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도 같은 문제로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논란이 커지자 키움 홍 감독은 지난 2일 “최근 이물질 부정투구가 미국에서도 이슈가 되는 만큼 확인차 문제를 제기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부정투구 의혹 제기가 투수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끊으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로 프랑코는 지난 1일 경기에서 완벽한 피칭을 이어오다 부정투구 의혹을 받은 뒤 흔들리기 시작해 볼넷 2개를 연속으로 던지고, 김혜성에게 결승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프랑코는 키움으로부터 의혹을 제기받은 뒤 리듬이 꼬였다.

MLB 사무국은 지난달부터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을 집중 단속 중이다. 단, 경기에 미칠 부작용을 고려해 이닝이 끝난 후에 이물질 검사를 한다. 지금처럼 이닝이 시작하기 전에 부정투구 여부를 검사하면 ‘투수 흔들기’라는 더티 플레이에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KBO도 부정투구 의심 신고를 받으면 이닝이 끝난 후에 검사하는 쪽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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