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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대기만성형 투수 ‘후치올’ 드라마 쓴다

후치올- 후반기 치고 올라간다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1-08-19 19:22:18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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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환 올해 롯데 ‘승리의 상징’
- 2678일 만에 프로 통산 2승
- 최고참 김대우 불펜서 맹활약
- 어깨부상 털고 1군 복귀 준비
- 나균안 포수서 투수 전향 성공
- 기회 준 팀에 성적으로 보답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에는 유독 ‘대기만성형’ 투수가 많다. 8년 차 우완 최영환(29)이 대표적이다.
프로야구 데뷔 7년4개월 만에 통산 2승째를 거둔 롯데 자이언츠 선발투수 최영환, 프로 지명 19년 만인 올해 첫 승을 기록한 계투 김대우와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1승 2패 1세이브 1홀드를 기록 중인 나균안(왼쪽부터). 롯데 자이언츠 제공
최영환은 지난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KBO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팀의 3 대 0 완승을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이날 6이닝 동안 69개의 공을 던지면서 피안타 2개, 삼진 3개, 무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2014년 4월 19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구원승을 거둔 이래 무려 2678일, 7년4개월 만에 거둔 프로 통산 2승이다. 당시는 구원승이었고, 선발투수로서는 이번이 첫 승이다. 최영환은 주로 구원투수로 기용되다가 지난 6월 17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선발 출장, 5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그의 이전 4경기(선발 기준)도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6월 17일 한화전에서는 4이닝 동안 안타 2개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지난 12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5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3개를 주고도 단 1실점으로 막은 뒤 뒤 4 대 1로 팀이 이기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불펜 난조로 아깝게 1승을 날렸다. 특히 최영환이 선발로 오른 올 시즌 5경기 중 NC전을 제외한 4경기는 모두 롯데가 이겨 어느새 ‘승리의 상징’이 됐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경기를 보며 “불펜 때는 좀 더 전력을 다했으면 하는 느낌이었는데, 선발로서 보니 그게 완급 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최영환은 계투보다는 선발에 좀 더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최영환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강한 공만 타자가 못 친다는 생각을 버리니 스피드나 강약 면에서 조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만성형 투수에 ‘최고참’ 김대우(37)도 빼놓을 수 없다. 김대우는 지난 4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프로 지명 19년 만에 귀한 첫 승을 따냈다. 김대우는 이날 1 대 2로 지고 있던 7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어진 7회말 역전타가 터지면서 프로 첫 승을 챙겼다. 이후 5월 13일 SSG 랜더스전에서 승리를 추가해 2승 2패 7홀드를 기록 중이며, 현재는 부상에서 회복해 1군 복귀를 준비 중이다.

나균안(23)은 데뷔 4년 만에,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지 1년 만에 첫 승을 챙겼다. 그는 지난 6월 1일 키움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쳐 팀의 연패를 끊고 현재의 반등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지금은 계투로 주로 나온다.

올해 유난히 대기만성형이 많이 눈에 띄는 이유는 주전에만 치우치지 않고 2군 등 여러 선수에게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기회를 부여받은 이들은 성적으로 팀의 믿음에 보답했다. 최영환은 2015년 오른쪽 팔꿈치 수술 후 한화에서 롯데로 이적해 주로 불펜으로 뛰다가 올해 6월 중순 선발투수로 승격됐다. 김대우는 2002년 7월 1일 롯데의 2차 1라운드에 지명됐지만 빅리그 진출을 노리며 대학에 입학했고, 꿈을 이루지 못하자 돌고 돌아 2008년 롯데에 투수로 입단했다. 이후 타자로 전향하고 2019년엔 은퇴도 고민했지만 다시 투수가 돼 올해 첫 승리와 홀드 기록을 냈다. 나균안 역시 포수에서 전향한 터라 중간계투로도 이름은 거론되지 않다가 지난 6월부터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하며, 현재 1승 2패 1세이브 1홀드를 기록 중이다.

이들로 더 단단해진 ‘마운드의 힘’으로 롯데는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나간다. 롯데는 지난 18일 키움을 완파하며 후반기 시작 이래 3연속(NC·LG·키움전) 위닝시리즈를 챙기고, 최근 8경기 6승 2패의 매서운 상승세로 7위 두산과의 격차를 2경기 차로 좁히며 중위권 도약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이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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