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7위 두산과 2.5게임 차이
- 5~7위 하락세, 가을야구 기대↑

후반기 한국프로야구(KBO) 롯데 자이언츠 최대 고민은 2할 초반에 불과한 ‘물방망이’였다. 그러나 지난 주말 2연전에서 타선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며 가을야구로 향하는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롯데는 지난 28,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연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그동안 롯데는 2020 도쿄올림픽 휴식기 후 불방망이가 식어 고전을 해왔다. 2연전 이전까지 8월 타율 0.223 홈런 8개로 각각 9위로 내려앉았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0.625로 리그 꼴찌였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3.42의 ‘짠물수비’를 펼쳐 7승 5패 1무라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타선은 강하고 마운드가 약했던 전반기의 모습이 정반대로 뒤바뀐 모습이었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지난 주말 두산전에서 타격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28일 선발 투수 앤더슨 프랑코가 3⅔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중간계투 노경은(2⅓이닝)-강윤구(1이닝)-정성종(1이닝)-김도규(1이닝)가 남은 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아 마운드가 안정감을 되찾은 사이 타자들이 8회까지 5점을 내며 차츰 따라가다가 9회말 상대 실책과 집중 안타로 5점이나 얻는 대추격전을 벌이며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29일 전날 경기를 떠올리며 방망이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주 시리즈부터 타자들에게 강한 타구가 나오고 있었는데, 안타가 안 돼도 타격감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며 “타자들이 본래 모습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적장’인 두산 김태형 감독도 “(28일 경기에서) 홍건희와 김강률은 자기 공을 던졌다. 그렇지만 롯데 중심 타자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다. 변화구를 섞었으면 좋았을 텐데 힘으로만 상대했다”며 인정했다.

29일 경기에서도 롯데 타선은 이대호의 홈런을 포함한 9안타를 때려 4 대 2 승리를 이끌었다. 젊은 투수 박세웅(7이닝)-김진욱(1이닝)-최준용(1이닝) 단 세 명으로 경기를 끝낸 점도 달라진 롯데를 실감하게 했다.

30일 롯데는 40승 49패 3무로 8위에 자리했다. 7위 두산과는 2.5게임, 5위 NC 다이노스와는 5게임 차가 난다. 약속어음처럼 미뤄둔 1승도 있다. 지난 6월 2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7회초 3 대 2로 이기다 비로 오는 10월 7일로 미뤄진 서스펜디드게임까지 잡으면 승차는 더 줄어든다. 5~7위인 NC·SSG 랜더스·두산이 후반기 들어 눈에 띄게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을 참고하면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롯데는 이번 주 LG 트윈스-한화 이글스-NC와 2연전씩을 치른다. 이 6연전이 가을야구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LG와는 올 시즌 3승 5패로 상대 전적에서 밀린다. 경기당 2득점 평균타율 0.176으로 물방망이를 휘둘러 왔다. 최하위 한화 는 2승 7패로 압도당하고 있다. 롯데 투수들은 한화 타자만 만나면 평균 피안타율이 0.305로 치솟고, 경기당 6.7점을 내줄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NC와는 5승 6패 1무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다.

한편 마무리 김원중은 경미한 부상으로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는 29일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김 선수가 최근 광주 원정 때 왼쪽 가슴에 경미한 통증을 느껴 휴식을 취하는 중이다. 다음 경기부터는 정상 투구가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