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체’ 이라크전 등 2경기서 단 한 골
- 완성도 떨어지는 전술은 ‘독’ 재확인
- 침대 축구 빈틈 뚫을 개인기도 부족
- 내달 시리아·이란 원정 전 보완 필요
한국 축구대표팀이 홈에서 치른 월드컵 최종예선 1·2차전에서 약체를 상대로 단 한 골밖에 넣지 못했다. 완성도 떨어지는 ‘빌드업’ 축구로는 월드컵 진출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 2연전이었다.
한국은 지난 7일 경기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A조 2차전에서 후반 15분 권창훈(수원 삼성·사진)의 결승골을 앞세워 1 대 0으로 이겼다. 이로써 지난 2일 이라크와 0 대 0 무승부의 충격에서 벗어나 1승 1무(승점 4)로 조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조 1위는 이란(2승·승점 6), 3위는 아랍에미리트(2무·승점 2)다.
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한다는 점을 참고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한 골로 승점 4점을 챙겼다는 점에서는 최고의 효율을 추구했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효율이 ‘0’에 수렴한다.
홈에서 열린 한 수 아래 팀 이라크와 1차전에서 슈팅 15개, 레바논과 2차전에서 슈팅 20개 등 총 35개의 슈팅을 때렸다. 특히 A조 최약체로 평가된 레바논 전에서 볼 점유율에서는 71.4%-28.6%로 절대 우세였다. 코너킥은 12 대 1, 패스 시도 593 대 248개였다. 그렇지만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짧은 패스를 앞세운 공격 전개로 상대 박스 안을 침투하는 빌드업 축구를 추구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워낙 느리게 진행되다 보니, 상대 팀이 수비 진용을 탄탄하게 구축할 시간을 번다는 점이다. 정작 상대 팀 문전에까지 공을 운반하면 약속된 공격이 사라진다. 선수 개인 역량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밀집수비에서 빈틈을 찾아낼 정도로 예리한 패스를 뿌리거나, 이를 부술 수 있는 파괴력 있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선수는 전 세계에서도 몇 안 된다.
이 때문에 태극전사들은 무의미한 슛만 때리거나, 패스를 주고받다가 박스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공격 전개 도중 공을 빼앗기는 장면도 나왔다. 상대가 수비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골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빌드업’은 독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골은 긴 패스를 이용한 역습 축구에서 나왔다. 대표팀은 레바논과 2차전 후반전에서 스피드를 활용한 좌우 측면 돌파로 촘촘한 수비진을 벌려 공간을 만든 후 공간을 찾아낸 황희찬(울버햄프턴)이 공을 받아 문전으로 패스, 권창훈이 골을 만들었다. 중원을 거치지 않고 전방으로 연결하는 긴 패스가 없었다면 나올 수 없는 장면이었다.
벤투호는 다음 달에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시리아 홈경기(7일)와 4차전 이란 원정(12일)에 나선다. 이란과의 4차전은 최종예선 첫 원정이다. 두 팀은 홈에서 상대한 팀들보다 강팀이다. 시리아는 이라크·레바논과 비교해 활동량이 더 많고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A조 최강으로 분류되는 이란은 탄탄한 수비에 역습 전개 능력이 뛰어나다.
벤투 감독은 문제점을 찾아냈을까. 그는 레바논전을 마친 뒤 “더 많은 점수가 나왔어야 하는 경기다. 최종예선 2경기에 집중할 것이고 최대한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