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른 축구 전환·수비 보완 예고
- “최종 꿈은 월드컵 대표팀 감독”
“‘빠른 축구’로 아세안게임 금메달을 따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A대표팀 감독이 되기 위한 검증을 제대로 받고 싶습니다.”
황선홍(53·사진) 전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이 김학범의 뒤를 이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올림픽에 나설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U-23 대표팀을 맡은 건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2 런던올림픽에 나섰던 홍명보 현 울산 현대 감독 이후 9년 만이다.
지난 15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U-23 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낙점받은 황 감독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취임 비대면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황 감독은 당장의 목표를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설정하며, 1차 목표 달성 이후 파리올림픽을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의 이번 계약기간은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까지이지만 내년 9월 펼쳐질 항저우아시안게임 이후 중간평가를 거쳐 계약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사실상 ‘1+2’이다.
그는 “2002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국가대표팀 감독이 꿈이라고 말했는데 A대표팀은 아니지만 20년 걸려 이 자리에 앉게 됐다. 그간 (프로축구단 감독으로서) 성공도 했고 실패도 있었는데 이런 경험들이 이 직책을 맡는 데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모든 감독의 꿈은 A대표팀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검증받아야 하는 자리이므로 나는 이 자리를 통해 검증을 제대로 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감독은 “(1+2) 계약기간은 중요하지 않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면밀히 준비하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과거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 때처럼 스피드를 살린 축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선수 연령대를 파리올림픽을 고려, 2001년생 위주로 꾸릴 것인지를 두고는 “일단 (1999년생 위주로)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겠다. 다만 2001년생도 함께 준비시키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김학범호 축구 스타일에 변화를 줄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김 전 감독의 축구는) 전방 압박이나 공격적인 콘셉트, 빼앗긴 뒤 수비 전환의 속도감 등이 인상적이었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올림픽에서는 수비 조직이 아쉬웠다. 계승하면서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A대표팀과의 협력을 두고는 “좋은 선수를 발굴해 A대표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겠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과도 소통을 많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현역 시절 1990년 이탈리아부터 2002년 한일 대회까지 4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았고 A매치 103경기에서 50골을 기록, 차범근(136경기 58골) 전 감독에 이어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득점 2위인 ‘레전드’ 스트라이커다.
2003년 3월 현역 은퇴 후 전남 드래곤즈 2군 코치를 시작으로 부산 아이파크, FC 서울, 포항, 대전 등에서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 길을 걸었다. 포항을 이끌던 2013년엔 국내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K리그와 FA컵 동시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포항 사령탑을 맡을 때도 젊은 선수들을 잘 육성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라며 “선수 육성에 잘 준비된 감독”이라고 황 감독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