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장감 줄고 경기 시간 길어지자
- KBO, 내년 스트라이크존 넓혀
- 선수 키 반영한 맞춤형 S-존 운영
- 판정 불신 해소·공격적 투구 기대
볼넷이 속출하는 경기는 긴장감이 떨어지고 경기 시간도 한없이 늘어진다.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KBO) 스트라이크존은 유독 좁았던 탓에 볼넷을 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시즌에는 이런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 평가 기준을 현행 일관성 중심에서 2022시즌부터 타자 신장에 따른 개인별 스트라이크존을 철저히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렇게 하면 이른바 ‘송곳존’으로 악명을 떨쳤던 스트라이크존이 다소 넓어진다.
위원회가 2016년부터 최근 경기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스트라이크 존이 전반적으로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5, 6년 전만 해도 KBO 스트라이크존은 위아래는 좁고 좌우가 넓은 편이었다. 외국인 타자들은 몸쪽 공이나 바깥쪽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면 당황해서 항의하곤 했다. 그렇지만 해가 지날수록 좌우가 좁아져 전 세계에서 가장 좁은 스트라이크존을 갖추게 됐다. 공간이 좁아지면서 볼넷도 속출하고 있다. 2019년 경기당 6.59개인 볼넷은 지난해 7.38개로, 올 시즌에는 후반기에 연장전을 안 치렀음에도 경기당 8.20개로 늘었다. 2년 사이 경기당 2개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을 파악한 영리한 타자는 존에 걸치는 공이 날아오는 듯하면 배트를 휘두르기보다는 기다렸고 경기의 긴장감도 떨어졌다.
문제는 2020도쿄올림픽을 치르면서 불거졌다. 세계 각국 리그에서 온 심판은 한국보다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했고, 리그 최고 타자인 강백호·양의지·이정후는 리그에서 분명 볼판정을 받았을 공을 바라만 보다 스트라이크가 되면서 맥없이 물러났다.
그동안 위원회는 스트라이크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심판에 높은 평가 점수를 줬다. 심판 입장에서 높은 고과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존을 좁게 설정하는 게 유리하다. 홈플레이트 좌우를 스쳐 지나가는 애매한 투구보다 뚜렷하게 지나가는 투구에 스트라이크를 선언해야 일관성을 유지하기도 쉽다.
위원회는 이처럼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을 바로잡기 위해 올 시즌 뒤 심판들의 준비 및 적응 기간을 거쳐 2022시즌부터 좌우 홈플레이트와 각 타자의 키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의 정확성 여부를 평가하기로 했다. 공식 야구규칙의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는 셈이다. 심판들이 야구 규칙에 명시된 스트라이크존을 제대로 적용하는지를 평가한다. 야구규칙 ‘용어의 정의’ 73항에는 스트라이크존을 ‘유니폼 어깨 윗부분과 바지 윗부분 중간의 수평선을 상한선으로 하고, 무릎 아랫부분을 하한선으로 한다. (좌우 폭은) 홈 베이스 상공을 말한다’고 명시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스트라이크존 판정의 불신을 해소하고 특히 볼넷 감소, 더 공격적인 투구와 타격, 경기시간 단축 등의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팬들에게 더 신뢰받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투수와 타자 모두 보다 빠르게 국제대회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할 수 있는 등의 효과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