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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에이지 슈터(자신 나이 이하의 타수)’의 필드경영, 일자리 창출 나이스 샷

골프&인생 <3> 최칠관 고려노벨화약 회장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22-04-10 19:49:5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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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2회 18홀 라운드 건강 비결
- 집·사무실서 틈 나면 근력운동

- 골프장 지어 고향 고성 발전 기여
- 내방객 늘며 식당·식당업도 활기
- 난공사 밀양노벨CC 인수해 개장
- 낙차 80m 달하는 파3홀 진풍경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는 출전 선수의 화려한 면면 외에도 대회 개막을 알리는 시타(始打)로도 화제를 모은다. 지난 7일 열렸던 대회에서는 잭 니클라우스(82)와 게리 플레이어(87) 등 80대 골퍼가 나이가 무색할 호쾌한 샷을 날려 후배 골퍼의 존경과 부러움을 샀다. ‘선출(선수 출신)이라 가능한 장면’이라고 무심코 말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했기에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꼿꼿한 샷을 할 수 있으리라.

최칠관(83) 고려노벨화약 회장도 노익장이라면 빠지지 않는다. 올해 83세인 최 회장은 80대 타수 초반을 친다고 한다. ‘에이지 슈터(age shooter)’를 유지하는 셈이다. 에이지 슈트는 18홀을 기준으로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타수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시니어 골퍼 가운데 ‘실력과 건강’을 겸비한 사람만 가질 수 있는 영예로운 타이틀이다.
최칠관 고려노벨화약 회장이 고향인 경남 고성에 건립한 고성노벨CC에 얽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시니어 골퍼의 ‘에이지 슈터’

최 회장은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일주일에 최소 2번은 18홀 라운드를 한다. 그는 “건강해서 계속 골프를 치는 것도 맞지만, 오히려 라운드하는 것이 건강을 지켜준다”고 했다.

골프 동호인이라면 18홀 라운드에 어느 정도의 체력이 소모되는지 안다. 때문에 여든을 넘긴 시니어 골퍼가 주 2회 이상 18홀 라운드를 한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수도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라운드할 때 카트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 회장은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할 때를 빼고 페어웨이는 걷는다. 하루에 10㎞ 정도, 걸음으로는 1만 3000보다. 잔디 위에서는 관절에도 무리가 안 가고 장시간 걸을 수 있다. 나이 든 사람에게 골프만큼 건강을 챙기는 데 유익한 운동은 없다”고 말했다.

에이지 슈터의 비결은 꾸준한 건강 관리다. 최 회장은 “지금도 집이나 사무실에서 틈이 나면 아령을 들거나 근력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사무실 한편에는 각종 무게의 덤벨이 나란히 놓여 있다. 차에서 이동할 때도 손에서 악력기를 놓지 않을 정도다.

최 회장의 구력은 43년. 부산골프협회장을 지냈고 현재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입문 이후 기간이 길다 보니 다채로운 이력도 보유하고 있다. 부산CC 6번, 동래CC 1번, 경주 신라CC 1번 등 무려 8번의 클럽 챔피언을 했다. 평생 한 번도 어렵다는 홀인원만 5차례다. 그는 “골프에 입문한 지 17년 만에 홀인원을 했다. 그런데 그 홀인원이 통도CC의 개장 1호다. 개장한 지 3일 만에 내가 첫 기록을 세웠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는 동래CC에서 기록한 66타다.

노장 골퍼의 최대 고민은 이제 ‘골프 친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최 회장은 “동반자 4명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했다. 예전에 함께 골프를 즐기던 친구는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기력이 쇠해 함께 라운드하기 어렵다. 2년 전에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잃은 친구도 많다고 했다. 그래서 10살 아래의 후배들과 라운딩을 한다. 최 회장은 “나이가 있으니까 드라이버 거리가 20m 넘게 차이가 난다. 그래도 숏 게임에 강하기 때문에 스코어에서 지는 일은 별로 없다”며 웃었다.

■지역경제 살린 고성노벨CC

최 회장은 2010년 고향인 경남 고성에 27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 ‘고성노벨CC’를 건립해 개장했다. 그는 “당시 고성군수의 지역유치 사업의 일환으로 제안을 받았다. 군수의 요청도 있었지만 고향 발전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골프장을 지었다”고 말했다.

당시 최 회장은 고성노벨CC를 건립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양산CC 지분을 매각했다. 그는 “돈이 목적이었다면 차라리 양산CC를 그대로 갖고 있는 편이 나았겠지만 고향 발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올해로 개장 13년을 맞은 고성노벨CC가 고성군에서는 웬만한 기업 못지않게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불러왔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캐디 110명을 포함해 직원 160명에게 일자리가 생겼다. 골프장 인근에 식당과 숙박업소가 활기가 돌고 있다”며 “고성노벨CC 내방객이 늘어나면서 고성이라는 지역을 전국적으로 알린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고성노벨CC는 연간 세금만 22억~23억 원을 납부해 지역에서 세금 납부로는 1,2위를 다툰다.

최 회장은 2019년에는 18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인 밀양노벨CC를 열었다. 부산 업체가 건립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난공사로 포기한 골프장 건립 사업을 인수해 마무리했다. 최 회장은 “많은 전문가가 골프장에는 적합하지 않은 지대라며 사업을 포기하라고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고 말했다.

밀양 알프스에 위치한 밀양노벨CC는 골프장 부지의 해발 고도가 500m 정도라 낙차가 워낙 큰 탓에 골프장 건설이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밀양노벨CC가 탄생하는 데는 화약 기업의 기술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최 회장은 “발파와 토목에 우리 기술을 갖고 있었기에 난공사였지만 결국 골프장 건립을 완료했다”면서 “지금은 그런 험난한 지형이 오히려 골프장의 시그니처가 됐다. 낙차 80m에 달하는 파3 홀은 전국 어느 골프장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진풍경”이라고 말했다.


# 나에게 골프란 …

- 노력하는 인생과 닮은 꼴

흔히 골프는 노력만 가지고는 안 된다고 한다. 노력과 재능이 합쳐져야 한다. 많은 골퍼가 수없이 연습하면서 노력하지만 막상 필드에 나가면 스코어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실망한다. 우리 인생살이와 한가지다. 그래도 꾸준하게 노력하다 보면 길이 보인다. 일이든 공부든 어떤 분야에서도 꾸준한 노력만이 결실을 보장한다. 노력해도 잘되지 않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야 하는 것. 골프가 인생과 가장 닮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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