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한 손의 골퍼…장애인·소외층 함께하는 ‘희망 플레이’의 꿈

골프&인생 <6> 김명규 부산골프칼리지 원장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22-05-22 19:43:03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20대 초반 사고로 오른손 장애
- 골프고 교감 된 40대 때 입문
- 공 띄우는데 반년이나 걸렸지만
- 전성기 땐 이븐 타수까지 기록

- 골프사관학교 맡으며 인생 2막
- 부산 장애인 대회 개최 추진도

‘골프는 왼손의 게임도 오른손의 게임도 아닌 잘 균형된 두 손의 게임이다(헨리 코튼)’ ‘두 손은 클럽을 쥘 뿐, 클럽을 휘두르는 것은 팔이다. 그리고 그 팔은 몸통에 의하여 휘둘러진다(벤 호건)’ ‘그립은 골퍼의 재산이다(캐리 미들고프)’.

골프 스윙에서 양 손과 그립, 스윙의 메커니즘을 강조하는 격언들이다. 두 손으로 플레이를 하는 골퍼에 대한 조언이다.

세상 모든 일에 ‘특별한 예외’가 있듯 ‘한 손의 골퍼’ 김명규(66) 부산골프칼리지(옛 부산골프고등학교) 원장에게도 이런 격언은 예외 사항이다. 두 손으로 플레이를 해도 어렵다고 하는 것이 골프다. 하지만 김 원장은 왼손 하나로 전성기 때 이븐파(18홀 72타)를 칠 정도의 수준까지 골프를 갈고 닦았다. 골프에 대한 애정과 신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 원장은 ‘닥치고 연습’을 강조했다. 골프에서의 연습은 그에게는 ‘철학이자 종교’였다.
김명규 부산골프칼리지 원장이 골프에 입문한 계기와 장애를 극복하며 골프를 배웠던 지난 이야기를 하며 웃고 있다. 이원준 기자
■한 손으로 드라이버 비거리 200m

한 손을 잃은 과거를 물었다. 대학 1학년 때 아르바이트를 하다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에 장애를 입었다고 했다. 그는 “많이 좌절하고 힘들었지만 다 극복했다”며 웃었다. 그의 말대로 인터뷰가 이어지는 내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김 원장은 1998년 골프에 입문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어쩔 수 없는’ 핸디캡을 안고서. 당시 부산경남여자상업고교의 교감이었던 그는 “이듬해 학교가 특성화고 전환을 앞두고 있었다. 어떤 전공을 찾을 지 고민하던 차에 골프가 눈에 들어왔다. 학생은 물론 많은 사람이 부산골프고가 엘리트 선수를 배출하는 목적으로 알고 있는데 골프 산업, 다시 말해 피팅이나 캐디 등 관련 종사자를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키워내는 교육 과정”이라면서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이론은 물론 실기도 익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때부터 김 원장의 눈물겨운 골프 인생은 시작된다. 이론은 책상에서 공부를 하면 됐다. 김 원장은 부산외국어대학교 사회체육학 골프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하지만 몸으로 골프를 익히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쉽지 않았죠. 정식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 . 시간만 나면 연습을 했어요. 차에 골프백을 싣고 다니다가 닭장(인도어 연습장)만 보이면 들어갔어요. 남들하고 출발선이 달랐기 때문에 노력 없이는 할 수가 없었죠.”

한 손으로 드라이버 스윙을 하는 모습.
지금도 그의 골프 철학이 ‘연습’인 이유다. ‘연습을 하루 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거르면 캐디가 알고, 삼일을 하지 않으면 온 세상이 안다’는 말은 그가 가장 신뢰하는 골프 격언이다.

한계가 분명했기에 좌절하거나 싫증이 날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한 손으로 채를 드는 것도 버거웠습니다. 근력이 부족하다 보니 엘보 같은 부상은 달고 살았죠.“

그래도 참고 했다고 한다. 부족한 근력을 보완하기 위해 따로 시간을 내 웨이트 트레이닝도 했다. 그러다보니 공이 맞고 뜨기 시작했다고 한다. 6개월 쯤 걸렸다고 기억했다.

김 원장의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는 72타(18홀). 싱글 중에서도 이븐파다. 아마추어 골퍼라면 이 스코어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것이다. “밀양의 리더스CC에서 올린 기록인데 그 때는 전장이 좀 짧았다”며 겸연쩍어 했다.

김 원장은 소위 ‘한 창 물이 올랐을 때’ 드라이버 비거리가 200m 정도였다고 한다. 백돌이(100타)들은 두 손으로도 제대로 치기 어려운 드라이버를 왼 손 하나로, 그것도 200m를 보낸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시범을 보이는 그의 스윙을 보고는 이내 수긍이 갔다.

지금은 80타 초·중반의 타수라고 한다. 그래도 놀랍다. 그는 “거리가 나려면 클럽 헤드 스피드가 나와야 한다. 왼손이 방향성을 결정한다면 헤드 스피드는 오른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젊을 때는 몸통 회전으로 핸디캡을 보완했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것도 잘 안된다. 그런 점에서 한계가 있다 보니 숏게임에 조금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골프칼리지 원장으로 인생 2막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부산골프고는 폐교했다. 학령 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것. 학교가 문을 닫자 그는 교장에서 부산골프칼리지(평생교육원) 원장으로 직함을 바꿨다.

학교 내 실내 연습장 등 인프라를 활용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골프 교육을 한다. 1년 짜리 장기 프로그램도 있는데 ‘한국골프사관학교’다. 김 원장은 “학교 부설로 프로그램을 시작해 올해로 7기를 맞았다. 한 기수에 20명 정도로, 이론과 실기를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장애를 지닌 김 원장은 장애인 골프 대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는 골프가 이미 레저에서 스포츠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다. 청각 장애인이나 지체 장애인을 위한 골프 대회가 필드에서 열리고 있다”면서 “부산에서 장애인이나 소외 계층을 위한 대회를 개최하고 싶다. 학교 내에 스크린 시설은 완비돼 있기 때문에 대회를 여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다만, 필드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건상 어렵다. 뜻이 있는 분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나에게 골프란…

- 희노애락 담긴 종합예술

골프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종합예술이다. 골프는 단순히 스코어를 줄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18홀 라운드를 하다 보면 홀마다 상황이 다르다. 비가 오기도 하고 바람이 불기도 하고, 때로는 OB가 나거나 해저드에 빠져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린의 홀 컵의 지름은 108㎜다. 그래서 혹자는 불가의 108 번뇌에 비유하기도 한다. 드라이버 샷에서 그린 위 퍼터로 완료할 때까지 고통을 인내하고 상황마다 창의력을 발휘하고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은 인생과 비슷하다. 18홀 안에 인생의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이 다 담겨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4. 4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5. 5“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9. 9[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10. 10[사설]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3. 3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4. 4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5. 5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6. 6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7. 7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8. 8"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9. 9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10. 10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5. 5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복권판매점 늘어난다…정부, 우선계약 대상에 14만명 추가
  10. 10농식품부, ‘한우의 날’ 맞아 최대 63% 할인 행사 진행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6. 6[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부산 야구장 미래는
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