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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세까지 팔팔하게…건강 지킴이 골프는 인생 3막 동반자

골프&인생 <10> 박남철 부산센텀병원 경영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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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 美 연수 앞서 골프 입문
- 독학으로 스윙 샷 등 자세 익혀
- 평소 운동으로 단단한 하체 유지
- “이상적 항노화 운동” 예찬론도

- “골프 진입 장벽 더 낮아질 필요
- 점수 관리 아마추어엔 스트레스
- 건강 지키며 부담 없이 즐겨야”

골프 경기에서 허용되는 골프채 수는 최대 14개이다. 관련 역사를 보면 이 규정은 1938년 도입됐다. 그 전까지는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 하지만 1934년 미국의 로슨 리틀이 영국 선수권에서 20개가 넘는 골프채로 우승을 차지하며 논란이 일었다. 이를 계기로 제한 규칙이 마련된 것이다. 14개로 정해진 것은 당대 선수들의 골프채 수를 조사한 결과, 아이언 9개와 웨지 2개, 우드 2개, 퍼터 1개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성(비뇨)의학 권위자’인 박남철 부산센텀병원 경영원장은 “건강한 노령을 준비하기 위한 ‘자가 항노화 프로그램’의 필수 요소 중 하나가 유산소 운동이다. 그 중에서도 골프는 심폐 기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상·하체와 뇌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항노화 운동”이라고 말한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박남철(66) 원장의 골프백에는 늘 7개의 채(드라이버, 3·9·13번 우드 샌드웨지 치퍼 퍼터)만 담겨 있다. 보통 사용되는 아이언은 하나도 없다. 오랜 기간 체험을 통해 스스로 피팅한 7개의 골프채만 갖고 18개 홀의 한 라운드를 도는 셈이다. 특이한 13번 우드는 과거 학회 참석차 싱가포르에 머무는 동안 우연히 구입한 것이고, 35도짜리 치퍼(웨지와 퍼터의 결합 형태)는 모 선배 의사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한다.

“골프를 오랫 동안 즐기고 잘 치기 위해서는 자신의 체격이나 스윙폼·파워에 맞는 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와 같은 골프채 구성은 아이언에 의한 팔꿈치 등의 부상을 방지하는 데 좋습니다. 그리고 단순화된 몇 개의 채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자신의 스윙감각을 기억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부산대병원장을 지낸 그는 ‘항노화에 가장 이상적인 운동’이 바로 골프라며 예찬론을 편다. “고령화 시대에 건강한 노령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자가 항노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즉 충분한 수면과 휴식, 금연, 절주, 식이 조절, 스트레스 줄이기, 전자파 피하기, 정기적 건강검진, 예방 접종 등이 포함됩니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필수 요소가 유산소 운동입니다. 그 유산소 운동 중에서도 골프는 심폐 기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상·하체와 뇌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항노화 운동이라고 봅니다.”

그는 “남녀노소, 경기력과 무관하게 처음 만난 사람도 친근하게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이 골프”라며 “개인 능력에 따라 자신의 스코어 관리를 극대화할 수 있고, 4명의 한 그룹으로도 재미있게 같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국민성과도 부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골프인구는 550만 명을 넘어 전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 프로선수들이 세계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저력도 이처럼 두터운 골프 인구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다.

박 원장은 ‘골프도 상류층에서만 즐기는 운동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사회체육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골프 천국’인 미국은 그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미국에서는 이용객이 스스로 끄는 수동 카트와 노캐디, 30달러 이내의 저렴한 그린피 등으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공익재단의 대중 골프장을 흔히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골프에 입문한 때는 1993년 미국 연수를 떠나기 3개월 전이었다. 광활한 초지에 드넓은 ‘드라이빙 레인지’가 많고 그린피가 싼 미국 생활을 하기에 앞서 골프 기본기 습득은 필수 준비물이라는 선배 교수들의 조언을 들었던 것이다. 이에 큰 마음 먹고 골프채를 준비해 연습장에 등록했지만, 대학병원에서의 바쁜 업무 일정으로 인해 티칭프로에게 제대로 교육 받고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실제로 티칭프로를 딱 3번 만난 것이 그가 받은 골프교육의 모두였다. 그렇다 보니 자신에게 맞는 스윙과 샷 자세를 독학으로 개발해 익히게 됐다. 박 원장은 “스스로 익힌 샷에서 가장 중요한 팁은 임팩트의 정확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소 훈련으로 단단한 하체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골프 약속이 있으면, 연습장을 찾기보다 집안의 거실에서 스텝퍼를 이용한 걷기운동에 열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의 표현처럼 골프에서 스코어 관리는 아마추어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박 원장은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의 스코어를 자세히 보면, 90타를 치기도 쉽지 않다. 정규 골프대회에서 적용되는 경기규칙 대로 한다면 100타 이상이 수두룩할 것이다. 그렇다면 ‘명랑운동회’ 식으로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고 즐겁게 운동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보기 플레이어’ 수준인 그는 지금까지 홀인원을 한 번 했다. 2002년 12월 22일 아시아드CC 밸리코스 6번홀(아일랜드홀)에서 기록한 것이다. 당시 그 직전 홀에서 우연히 주은 공으로 친 것이 들어갔다며 옛 감흥을 떠올렸다.

박 원장은 “골프는 서로를 배려하는 매너가 무엇보다 중요한 운동”이라며 자신이 존경하는 부산의 매너 플레이어 5인을 소개했다. “어느 골프장에 가서도 필드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말없이 줍는 S 회장님, 어린 캐디에게 늘 높임말을 쓰며 18홀 내내 감사 인사를 반복하는 B 선배님, 항상 일찍 도착해 라운드 준비를 하는 F 형님, 짬만 나면 로스트 볼을 주워 동반자들에게 건네주는 싱글 친구 Y 사장, 한 살이라도 어린 동생들과 운동할 때면 언제든 식사비를 지불하는 S 회장님. 이런 분들과 라운딩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감동입니다.”

그에게 골프는 ‘인생 3막’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이다. 올해 2월 부산대 의대 교수를 정년퇴임하고 부산센텀병원 경영원장으로 새 둥지를 튼 박 원장은 “‘9988’ 즉 99세의 나이까지 팔팔하게 병원에서 환자분들을 잘 돌보고, 시간 나면 골프를 즐길 수 있을 정도의 건강수명을 지키는 것이 저의 소박한 바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 나에게 골프란…

- ‘4+α’의 설레는 시간

의사에게는 좁은 진료실과 스트레스의 시간에서 벗어나 4명의 지인들과 좋은 공기 마시고 파안대소하며 즐길 수 있는 운동. 어디 그뿐이랴? 라운딩 후 시원한 맥주와 저녁 만찬을 즐기며 살 수 있는 인생이라면 중국의 ‘시선’ 이태백이 부럽지 않다. 생각만 해도 뇌가 즐겁고 편안해지면서 입안 가득 침이 고인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가입한 몇몇 골프동호회의 다음 모임 안내문자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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