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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기자의 전지적 롯데 시점] 안방서 치욕의 ‘0-23’ 대패…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2-07-25 19:51:2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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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KIA 3연전 처참한 경기력
-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
- 신인들 올리며 일찍이 경기 포기
- “이게 프로냐” 홈팬 비판 쏟아져
- 두산 원정서 분위기 반전 절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KBO 리그 40년 역사상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라는 오욕을 뒤집어썼다.
지난 24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롯데 선발 글렌 스파크맨이 4회 초 강판당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24일 홈인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0-23이라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롯데는 종전 최대 점수차 패배 기록의 ‘가해자’였다. 2014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3-1로 승리할 당시 롯데가 22점 차이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앞서 1997년에는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를 상대로 27-5, 22점 차 승리를 거둔 타이 기록이 있다.

졸전이라는 말도 부족할 만큼 처참한 경기력이었다. 주말을 맞아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이게 프로의 경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 기자로서도 끝까지 경기를 지켜봐야 하는 게 고문일 정도였다. 하물며 주말에 귀중한 시간을 내 티켓값을 지불하고 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KIA가 경기 중반부터 아예 주전 대부분을 뺀 덕분에 그나마 23점 차이로 끝났을 정도였다.

롯데 팬들은 스탠드를 떠나지 않고 조롱과 야유를 퍼부었다. 5회 초에 점수 차가 0-21까지 벌어지자 아예 KIA를 응원하고 나섰다. KIA가 안타와 홈런을 칠 때마다 1루 관중석에서는 열렬한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역대 대통령도 하지 못한 ‘동서 화합’을 롯데가 해냈다는 자조 섞인 농담도 흘러나왔다. 경기 후 롯데 공식 SNS에는 2600개가 넘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롯데가 자초한 일이다. 선발 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3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대참사의 판을 깔았고 뒤 이어 등판한 진승현과 김민기 문경찬 등 불펜이 판을 키웠다. 3회 초까지 0-5였기에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래리 서튼 감독은 올해 데뷔 시즌인 진승현과 김민기를 연 이어 올리며 ‘대형 참사’를 방관했다. 육성선수 김민기는 3일 전 정식 선수로 등록돼 이날 데뷔전을 가진 완전 초보나 다름없었다. 4회 초에 일찍이 경기를 포기하겠다는 서튼 감독의 메시지였다.

롯데의 올 시즌 슬로건은 ‘Win the Moment’다. 한 타석, 한 이닝, 한 경기의 모든 순간을 지배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매 순간 100% 집중하는 일관성을 강조한 서튼 감독의 야구 철학이 담겼다고 롯데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서튼 감독과 선수단 모두가 이런 가치를 스스로 짓밟았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이내 경기를 포기했고 어떠한 투지나 근성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단 한 점도 내지 못한 무기력한 경기에 팬들이 환불을 요구한 것은 당연했다. 롯데는 올 시즌 홈 승률이 0.363으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낮다. 정작 안방에서 숱하게 지니 팬들만 속이 터진다.

프로 의식마저 실종된 지금의 롯데는 아무런 기대도 주지 못한다. 구단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부터 다시 바로잡아야 할 순간에 놓였다.

롯데는 26일 두산 베어스와 원정 3연전에 나선다. ‘7·24 대참사’의 여파가 오래 가지 않도록 서튼 감독과 선수단, 구단 프론트는 한 마음으로 팀을 추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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