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한국시간)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두 경기 승부차기에서 세계 최강의 남미 축구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파리 생제르맹의 걸출한 두 스타 리오넬 메시(35)에게는 희망이 네이마르(30)에게는 절망이 안겨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이날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네덜란드와 승부차기 끝에 4-3 승리를 거머쥐었다. 반면 네이마르의 브라질은 크로티아와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해 월드컵 무대를 떠났다.
메시는 1골 1도움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아르헨티나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는 전반 35분 절묘한 패스로 두터운 네덜란드 수비를 허물며 나우엘 몰리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제골을 도왔다. 후반 28분에는 마르코스 아쿠냐(세비야)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마무리하며 골도 넣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승리가 순탄하지는 않았다. 네덜란드가 뒷심을 발휘하며 후반 38분부터 연달아 두 골을 집어넣어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
|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0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월드컵 8강전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기 내용을 자세히 보면 초반 아르헨티나의 마르코스 아쿠냐(세비야), 네덜란드의 덴절 덤프리스(인터 밀란) 등 윙백들이 전방 후방에서 열심히 뛰었지만, 중앙수비수 3명이 지키는 서로의 페널티박스를 뚫지 못했다.
하지만 하프라인 근처부터 공을 몰고 뛰어든 메시가 전반 35분 수비 뒷공간으로 전진하는 나우엘 몰리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발에 정확히 맞는 패스를 줘 기회를 만들었다. 몰리나와 골키퍼의 1대1 맞대결 상황에서 몰리나는 침착한 칩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메시는 후반 15분에도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세계 최고 수비수인 버질 판데이크(리버풀)를 상대로 파울을 얻어내는 등 활약했다.
후반 26분 페널티박스 왼쪽을 돌파한 아쿠냐가 뒴프리스과 경합 끝에 넘어져 페널티킥이 얻어내면서 승부는 아르헨티나에 기울었다. 키커로 나선 메시는 월드컵 통산 10골을 기록, 아르헨티나 역대 1위인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와 같은 기록을 갖게 됐다.
네덜란드는 후반 33분 멤피스 데파이(바르셀로나) 대신 투입된 바우트 베흐호르스트(베식타시)가 5분 후 오른 측면에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하며 추격에 나섰다. 네덜란드는 격기 막판 페널티아크 뒤편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퇸 코프메이너르스(아탈란타)가 낮게 패스한 공을 베흐호르스트가 왼발로 차 넣어 멀티골을 완성했다. 후반 추가 시간 10분 넘어 들어간 ‘극장골’로 1966년 이후 가장 낮은 시간에 터진 골로 기록됐다.
승부차기에서는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가 영웅이 됐다. 그는 판데이크와 스테번 베르흐하위스(아약스)의 슈팅을 잇따라 막았다. 아르헨티나의 4번 키커 엔소 페르난데스(벤피카)가 실축했지만, 마지막 키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가 침착하게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의 5번째 키커로 나선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이 마지막 슈팅을 성공시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남미 팀’으로서 우승에 도전한다. 14일 새벽 4시 예정된 4강에서 크로아티아를 꺾으면 우승까지 단 한 경기만 남겨두게 된다.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우승은 디에고 마라도나가 맹활약한 1986 멕시코 대회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우승하게 되면 메시도 월드컵 트로피를 드는 마지막 숙원을 풀게 된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발롱도르 수상, 남미축구선수권대회 우승 등 축구 선수로서 거의 모든 영예를 누렸지만, 월드컵 우승만은 이루지 못했다.
축구 기록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월드컵 결선 토너먼트에서 5개 어시스트를 배달한 메시는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4회)를 넘어 집계가 시작된 1966년 이후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페널티킥 골로는 월드컵 통산 10골을 기록, 아르헨티나 역대 1위인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시는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24경기)와 역대 월드컵 최다 출전 공동 2위가 됐다.
브라질의 네이마르도 크로아티아전에서 연장 전반 16분에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 A매치 통산 77번째 골을 기록, 펠레가 보유한 브라질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을 하게 됐지만 끝내 눈물을 흘렸다. 연장 후반 12분 브루노 페트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에게 동점골을 허용, 승부차기 끝에 우승 도전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