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겨울 스포츠 대회 전국동계체육대회가 지난 20일 나흘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전국 17개 시도의 선수와 임원 등 4800여 명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대회 결과 경기도가 20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부산은 16년 연속 5위를 유지했는데, 동계체전 출전 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하면서 동계 스포츠의 불모지에서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대회 이면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점 투성이다. 기자는 이번 대회 취재를 위해 강원도 평창에서 3박 4일 동안 머물렀다.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센터를 찾았다가 관중이 스무 명 남짓해 썰렁하기 이를 데 없는 광경에 적잖이 놀랐다. 관중보다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가 훨씬 많았다. 그나마 있던 관중도 순수하게 경기를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라 대부분 선수들의 코치나 가족, 친구들이었다. 평창이 인구가 많은 도시가 아니라지만 국내 최고의 동계스포츠 대회라는 수식어가 무색했다.
선수 대기실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관중석 뒤 수많은 컨테이너가 모인 곳에 대기실이 마련돼 있었다. 다닥다닥 붙은 컨테이너에 불이라도 난다면 피할 길이 없어 보였다. 1TEU짜리 컨테이너 안에는 선수들이 전기난로 하나에 의지해 몸을 녹이고 있었다. 선수를 위한 공간으로 보기에 힘들었다.
평창은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성지’다. 실제 평창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륜기나 김연아 등 동계 스포츠 스타들의 조형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올림픽의 흔적이 발견됐다.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향하는 복도다. 경기장에 입장하는 선수들이 이용하는 유일한 통로인 복도에는 평창올림픽 당시 사용한 스타트-피니시 라인 조형물부터 부서진 푯말, 폴대, 그물망 등이 방치돼 있었다. 그 옆으로는 ‘접근금지’를 알리는 노란 색의 줄이 처져 있었다. 500여m 복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통행하기가)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국내 선수들은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언제 적 평창올림픽인가. 벌써 5년 전이다. 한국에서 열린 첫 동계올림픽을 오랫동안 두고두고 기억해야 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국제대회 만큼이나 우리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하는 국내대회도 중요하지 않은가. 내년, 내후년에도 이 같은 모습이 반복된다면 대회를 주최하는 대한체육회가 국제대회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백창훈 스포츠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