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사구 남발’ 투수진 집단 난조
- 전략 부재 … 세대교체도 물거품
- 대표팀 오늘 오후 씁쓸한 귀국
한국 야구 대표팀이 3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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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열린 2023 WBC B조 본선 1라운드 호주와 체코의 경기에서 호주의 8강 진출이 확정되자 호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4차전 호주와 체코의 경기에서 호주가 8-3으로 이겼다. 이로써 B조에서 3승 1패를 기록한 호주는 일본(4승)에 이어 조 2위를 확정, 8강에 진출했다. 1회 대회 때부터 줄곧 출전했으나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호주는 처음으로 8강에 진출했다. B조 2위인 호주는 15일 도쿄돔에서 A조 1위 쿠바와 4강행 티켓을 놓고 겨룬다.
호주가 승리하면서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날 저녁 열린 중국전 결과와 관계 없이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은 1회 대회에서 4강에 진출했고,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이후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호주, 일본에 연패를 당한 한국은 지난 12일 체코전에서 승리, 8강 진출에 실낱 같은 희망을 살렸다. 한국이 중국을 잡는다는 가정 하에 호주-체코전에서 체코가 4점 이상을 내주고 승리할 경우 한국은 8강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 호주가 승리하면서 마지막 희망도 사라졌다.
한국은 첫 경기인 호주전부터 스텝이 완전히 꼬였다. 8강 진출을 위해 호주전 승리가 필수적이었다. 대표팀은 선수단을 꾸리는 과정에서도 호주전에 포커스를 뒀다. 전력 분석에도 힘을 쏟았다. 하지만 경기 내용과 결과만 놓고 보면 그동안의 준비는 모두 헛수고였다.
응집력이 떨어진 타선도 문제였지만 투수들의 집단 난조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호주전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선 소형준(kt)은 ⅓이닝 동안 1피안타 1사구 2실점으로 부진, 역전패의 시발점이 됐다. 믿었던 좌완 베테랑 양현종(KIA) 역시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아내지 못한 채 3피안타(1홈런) 3실점으로 무너졌다. KBO리그 최고 투수들이 국제 대회에서는 전혀 맥을 못추는 모습이었다.
호주전 패배가 충격적이었다면 한일전 패배는 참담했다. 타선은 경기 초반 일본 선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공략했지만,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남은 6이닝 동안 고작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3이닝씩 던진 다르빗슈와 이마나가 쇼타가 내려간 뒤 불펜을 상대로 3이닝 동안 무안타로 침묵했다.
투수진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영건’들의 경험 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광현(SSG)을 이어 KBO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김윤식(LG)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로 3실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구창모(NC)는 ⅓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 좌완 최고 기대주 이의리(KIA)는 ⅓이닝 동안 3개의 볼넷을 헌납했다.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에서 국내 리그 인기에 도취돼 경쟁력을 잃은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한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세대교체 실패, 국제 경쟁력 약화, 전략 부재 등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14일 오후 도쿄를 떠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