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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인 좌완 이태연 ‘안경 불펜 에이스’ 기대주로

두산 개막 2연전서 연일 호투

  • 백창훈 기자 huni@kookje.co.kr
  •  |   입력 : 2023-04-03 20:12:4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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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심장 장점…구속 강화 숙제
- “보직불문 최선 다해 실력 증명”
- 팬들 “박세웅의 뒤 이을 재목”

“마운드에 올라갈 땐 떨렸는데, 막상 던지니 안정됐어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이태연이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 7회말 구원 등판,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이태연에게서 올해 프로에 데뷔한 신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연륜’이 느껴졌다. 이태연은 지난주 두산과의 개막 2연전을 통해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이른 감이 있지만 롯데 팬 사이에서는 안경을 쓴 이태연을 두고 원조 ‘안경 에이스’ 박세웅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롯데는 지난 1,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개막 2연전에서 1승씩 나눠가졌다. 두 차례의 경기에서 최대 수확은 단연 이태연이다.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이태연은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뒤를 이어 6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두산의 4번 타자 김재환을 시속 135㎞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더니 양의지와 강승호를 각각 뜬공과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8-3으로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이 돋보이는 투구였다.

이태연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선발 나균안에 이어 등판해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0으로 앞선 7회 2사 1, 2루에서 대타 신성현을 3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것. 적시타를 허용했더라면 순식간에 동점을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호투로 이태연은 프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태연은 4타자를 상대하면서 사사구나 안타를 단 1개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이태연은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충암고) 시절부터 동기인 윤영철(KIA)과 함께 좌완 최고 유망주로 꼽혔고, 우승을 차지한 청룡기 대회 결승전에선 선발 투수를 맡았다. 하지만 동기들보다 지명 순위는 낮았고 관심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그는 “몇 라운드로 입단했는지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앞으로 실력으로 스스로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태연은 최대 장점은 ‘강심장’이다. 실점 위기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시종일관 덤덤한 표정으로 상대 타자를 요리한다. 이태연은 “실점 위기 등 중요한 순간에 등판한다고 해서 큰 부담감은 느끼지 않는다”며 “관중이 아무리 많아도 내 경기를 펼치자고 마음 먹는 순간 안정을 되찾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태연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구속’을 꼽았다. 프로 데뷔 무대에서 최고 시속 145㎞까지 찍었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는 “원래 제구력이 가장 큰 약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스프링캠프에서 어느 정도 보완했다”며 “이젠 구속을 더욱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롯데 배영수 투수코치는 “이태연은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안다는 것”이라면서도 “고교 때 부상 이력이 있는 만큼 현재는 최대한 부상을 조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깜짝’ 활약을 펼친 이태연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롯데 필승조의 한 축인 최준용이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또다른 필승조 후보인 이민석 역시 개막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해 당분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좌완 김진욱이 급하게 콜업됐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로 활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태연은 “선발이나 중간 계투, 마무리 등 현재로선 보직을 따질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맡겨만 주신다면 어느 포지션에서나 최선을 다할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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