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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레전드 수비수’ 기리며…16개팀 짜장면 먹으며 열전

제7회 정용환배 꿈나무 축구

  • 백창훈 기자 huni@kookje.co.kr
  •  |   입력 : 2023-06-06 19:21:37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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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부터 장학회서 매년 개최
- 회원 대부분 중식업계 종사자
- 초등생 선수 등 600여명에 제공
- 故 정용환 동상 건립 서명운동도
- MVP 부산FCK 이정현 선수

“짜장면 한 그릇 더 주세요.”
6일 부산 기장군 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제7회 정용환배 꿈나무 축구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경기 후 짜장면을 먹고 있다. 정용환 축구 꿈나무 장학회 제공
6일 오후 부산 기장군 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제7회 정용환배 꿈나무 축구대회’에 참가한 어린이 선수들은 너도나도 “한 그릇 더”를 외쳤다. 2017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유소년 축구대회이지만, 사실상 짜장면을 공짜로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행사로 더 유명하다. 이날 경기를 끝낸 아이들은 축구화를 벗기 무섭게 짜장면을 먹을 수 있는 천막으로 달려갔다. 마련된 간이 테이블에는 이미 음식을 먹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 대회는 1980년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수비수’ 정용환 전 부산축구협회 기술이사를 기리기 위해 그의 팬클럽인 ‘정용환 축구 꿈나무 장학회’가 마련했다. 정 전 이사는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전신인 대우 로얄즈에서 11년간 뛴 ‘원 클럽맨’으로, 장학회 멤버들과는 조기 축구의 스승과 제자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2015년 정 전 이사가 세상을 떠났지만 장학회 회원들은 여전히 그를 기리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부산 경남지역 16개 초등부 축구 클럽(1·2학년) 2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학부모까지 더하면 600여 명이 모인 대형 행사였다. 아이들은 경기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준비된 짜장면을 먹는 데 더 많은 땀을 흘렸다. 이날 준비한 짜장면은 총 650인분으로, 재료비에만 300여만 원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짜장면을 제공하는 이유는 장학회원의 대부분이 중식업계 종사자이기 때문이다. 이날 음식도 40여 명의 회원들이 직접 만들었다. 정 전 이사의 부인 김외숙(55) 씨는 “몇 년 동안 행사를 계속할 수 있게 도움 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돌아가신 그이도 멀리서 분명히 지켜보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올해는 참가한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유니폼도 마련했다. 4가지 색으로 구성된 유니폼에는 정 전 이사의 현역 시절 등번호인 5번이 새겨졌다. 프로축구 아이파크 소속 임민혁 박종우 프랭클린 선수가 이날 행사에 참여해 아이들의 유니폼에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대회 종료 후에는 이날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하는 ‘정용환상(MVP)’이 주어졌다. 부산FCK의 이정현 군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군은 “지난 며칠 동안 이 대회를 위해 열심히 훈련했다”며 “맛있는 음식도 먹고 상도 받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학회 송춘열 회장은 “20여 년 동안 행사를 함께 해준 모든 회원께 감사드린다”며 “생전 정 전 이사가 보인 축구에 대한 열정이 여기 모인 모든 아이들에게 전해졌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학회는 정 전 이사의 고향인 기장군에 그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전국적인 서명운동을 펼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 중으로, 현재 4000여 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기장군과 군의회 등도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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