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임 구청장 배려로 구장 건립
- 부상방지 차원 ‘룰’ 만들어 복창
- 선수반 25명 취미반 8명 활동
- 올해 첫 프로선수 배출 가능성
- 투수 강시윤·김범준 유망주
도심을 가르는 낙동강을 두 줄기나 건넜다. 그러다 초록빛의 ‘논 뷰(view)’가 눈앞에 펼쳐졌다. 코 안으로는 ‘소똥’ 냄새도 들어왔다. 부산지역 14개 리틀야구단 중 유일하게 전용구장을 갖춘 강서구리틀야구단을 찾아가는 과정은 험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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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D.P.M배 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한 부산 강서구리틀야구단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서구리틀야구단 제공 |
지난 6일 오후 부산 강서구 구랑동에 자리한 강서구리틀야구단의 전용구장을 찾았다. 연제구 국제신문 본사에서 자동차로 50분, 대중교통으로 1시간 30분이나 걸릴 정도로 외진 곳이었다. 주변에는 크고 작은 공장들과 함께 정돈되지 않은 수풀이 우거져 ‘과연 이곳에 야구장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그 순간 ‘깡!’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직감으로 알루미늄 배트에 공이 잘 맞은 소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소리를 따라 찾아간 강서구리틀야구단의 전용구장은 주변과 달리 깔끔한 모습을 자랑했다. 내·외야 펜스는 물론 별도의 배팅 훈련 시설과 장비 보관실, 휴게실까지 갖췄다. 면적만 5600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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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단 전용구장의 전경. 강서구리틀야구단 제공 |
이정우 감독은 “3, 4년 전 야구 명문 경남고 출신 구청장 재임 시절 구청 지원을 받아 놀고 있던 공터에 야구장을 짓게 됐다”며 “이 구장이 없던 때는 다른 야구단처럼 부산 곳곳의 운동장을 찾아 돌아다니며 사용료를 내고 훈련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용구장이 생긴 뒤 성적이 크게 좋아졌다. 아낌없이 도와준 강서구청에 늘 감사한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이 야구단은 2016년 창단해 아직 ‘신생’ 구단에 속하지만 벌써 각종 대회에서 5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 고교 3학년인 1기 졸업생들은 2024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다. 이 구단 출신 프로 선수가 처음으로 배출될 예정이다.
현재 구단에 몸담고 있는 아이들(선수반 25명, 취미반 8명)도 프로의 꿈을 이뤄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긴 마찬가지다. 부상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이 감독의 뜻에 따라 아이들은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에 앞서 ‘그라운드 룰’을 복창한다. 주장 선수가 배려, 예의와 관련한 문구 17개를 선창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따라 외치는 식이다.
구단의 주축 선수는 강시윤(13)과 김범준(12)이다. 우완 정통파 투수 강시윤은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20km에 달하는 ‘파이어볼러’다. 뛰어난 제구력까지 갖춰 부산에서 또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유망주로 꼽힌다. 타자로서는 3번 유격수로 홈런 생산력까지 갖췄다. 어깨도 강해 송구 능력도 준수하다. 다만 기복이 심하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 종종 감독의 애를 태우기도 한다.
김범준은 웬만한 성인에게도 밀리지 않는 체격(174cm, 80kg)을 갖춰 힘이 좋다. 팀의 4번 타자를 맡고 있다. 하지만 민첩성이 떨어져 주루에 어려움을 겪는다. 김범준은 “키가 큰 편이어서 항상 교실 맨 뒷줄에 앉는다”며 “변화구를 던질 때 릴리프 포인트를 맞추기 힘들어 공이 빠지는 일이 잦다. 열심히 노력해 오타니 쇼헤이처럼 투타 겸업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